코트 위 ‘왕좌의 게임’… 챔프 굳히기냐 하위팀 반란이냐

23일 KBL 4강 PO 개막

1위 LG vs 5위 소노 ‘창과 방패’
소노 이정현·LG 유기상 ‘정면승부’
전적 3승3패… 소노 ‘업셋’ 가능성

24일 정관장 vs KCC ‘화력 대결’
‘시스템 농구’ 정관장, 촘촘한 수비
‘스타 군단’ KCC, 빅 4 본격 가동

정규리그 하위 팀들의 거센 ‘모래바람’이 불고 있는 2025~2026 프로농구(KBL)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가 23일부터 운명의 4강 시리즈를 시작한다. 정규리그 1, 2위로 4강에 직행한 창원 LG와 안양 정관장이 6강에서 ‘스윕’(3연승) 돌풍을 일으키고 올라온 고양 소노(5위)와 부산 KCC(6위)와 맞붙는다.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을 앞세운 상위 시드 팀들과 화끈한 공격력을 장착한 하위 시드 팀들의 정면충돌에 농구 팬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창원 LG ‘통합 우승’의 꿈 vs 고양 소노 ‘창단 첫 기적’의 드라마

유기상(왼쪽), 이정현(오른쪽)

4강 PO의 서막은 23일 오후 7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1위 LG와 5위 소노의 1차전이다. 12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선 LG는 창단 첫 ‘통합 우승’(정규리그+챔피언 결정전)과 2년 연속 챔피언 등극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는 소노는 창단 첫 PO 진출에 이어 서울 SK를 3연승으로 완파하며 구단 역사상 첫 시리즈 통과라는 기염을 토했다. 이미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이번 시리즈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백코트진의 ‘연세대 선후배’ 맞대결이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소노의 이정현이 LG의 현재이자 미래인 유기상, 양준석을 상대한다. 조상현 LG 감독은 리그 최고의 ‘3&D’ 자원인 유기상에게 이정현 전담 마크라는 중책을 맡길 가능성이 크며, 야전사령관 양준석은 이정현의 수비를 뚫고 공격을 조율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최근 소노 이정현이 보여주는 상승세는 그야말로 경이로운 수준이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18.6점, 5.2어시스트, 경기당 3점슛 2.4개(3위)를 기록하며 MVP를 거머쥔 그는 6강 PO에서 화력을 더 끌어올렸다. SK와의 3경기에서 평균 20점, 4.3어시스트, 경기당 3점슛 3.3개를 터뜨리며 소노의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기에 ‘신인왕’ 케빈 켐바오와 ‘빅맨’ 네이던 나이트가 가세한 소노의 ‘삼각 편대’는 화력 면에서 LG에 뒤질 것이 없다는 평가다.

이에 맞서는 LG는 리그 최소 실점 1위(71.8점)에 빛나는 단단한 ‘수비의 벽’으로 응수한다. 외국인 MVP 아셈 마레이와 칼 타마요가 버티는 골밑은 난공불락이며, 유기상과 양준석은 공수 양면에서 정규리그 우승의 일등 공신 역할을 해냈다. 유기상은 경기당 3점슛 2.6개로 이 부문 2위에 오르며 수비뿐 아니라 날카로운 창의 역할도 수행한다. 커리어 하이인 평균 6.0어시스트(리그 2위)를 기록한 양준석의 영리한 리딩 역시 LG가 신뢰하는 구석이다. 두 팀은 정규리그 상대 전적 3승 3패로 팽팽하지만, 득실차에서 소노가 7점 앞서 있어 ‘업셋’의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안양 정관장 ‘전략의 승리’ vs 부산 KCC ‘화력의 정점’

하루 뒤인 24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시작되는 2위 정관장과 6위 KCC의 대결은 ‘시스템 농구’와 ‘스타 군단’의 자존심 대결로 요약된다.

정관장의 강점은 ‘안정된 조율’과 전략적 유연함이다. 유도훈 감독 체제에서 예상을 깨고 정규리그 2위를 수성한 정관장은 최소 실점 2위(72점)에 빛나는 촘촘한 수비와 변준형, 박지훈, 문유현 등 리그 최고 수준의 가드진이 강점이다. 여기에 외인 조니 오브라이언트의 해결사 본능이 화려한 조화를 이룬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는 KCC를 상대로 5승1패의 압도적 우위를 점하며 천적의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이에 맞서는 KCC는 ‘슈퍼 팀’의 위용을 되찾으며 대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정규리그에서는 부상 변수로 6위에 그쳤으나, 6강에서 3위 원주 DB를 3연승으로 제압하며 완전히 다른 팀으로 거듭났다. 부상에서 돌아온 허웅·허훈 형제를 비롯해 최준용, 송교창 등 MVP 출신들이 포진한 KCC는 득점 1위(83.1점)의 파괴력을 자랑한다. KCC의 ‘빅4’가 본격 가동된 현시점에서는 과거 정규리그의 전적이 무의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4강 PO는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두 팀(LG·정관장)과 가장 화끈한 공격력을 보유한 두 팀(KCC·소노)이 맞붙는 구도다. 주목할 변수는 ‘체력의 평준화’다. PO 6강 두 시리즈가 모두 3경기 만에 조기 종료되면서, 하위 팀인 소노와 KCC 역시 일주일간의 달콤한 휴식으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상위 팀의 전유물이었던 ‘체력적 우위’가 사라진 것이다. 빈틈없는 조직력의 방패가 이길 것인지 아니면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화력의 창이 방패를 뚫어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