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위반’ 주장하며 무력 공방

마크롱 “영토적 야욕 버려라” 비판
23일 2차 평화협상 앞두고 긴장감
이스라엘, 예수상 파괴 병사 구금

휴전에 합의했던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다시 무력 공방에 돌입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2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 주둔 중인 자국군을 향해 로켓 공격을 가하고, 이스라엘 본토에 드론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로켓 발사 수 분 만에 발사 지점을 타격했으며, 드론은 국경을 넘기 전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파리 간 레바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가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이 영토적 야욕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헤즈볼라는 로켓 및 드론 공격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는 이스라엘 측의 휴전 위반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맞섰다. 헤즈볼라는 “휴전 협정 발효 이후 이스라엘 측이 200차례 넘게 합의를 위반했다”며 “그에 대한 응징이자 점령에 저항하고 이를 물리칠 권리”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 이스라엘을 향해 “영토적 야욕을 포기하라”며 규탄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영토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헤즈볼라를 향해서도 무기를 거두라고 말했다. 그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겨냥하는 걸 중단하고 국가(레바논 정부)의 권한 행사를 대신하려는 시도를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관계 정상화의 토대를 마련하는 정치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이란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죽자, 이란의 지원을 받아 온 헤즈볼라는 참전을 선언하고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대응을 명분으로 레바논 남부는 물론 수도 베이루트에까지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이어 지상군도 레바논 남부에 대거 투입했다. 이스라엘군은 자국 북쪽 국경에서 리타니강 남쪽까지 약 30㎞ 구간에서 헤즈볼라를 완전히 몰아내고 완충지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휴전에 포함해야 한다는 이란의 주장을 수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을 받고 지난 18일부터 열흘간의 휴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인 지상군 병력은 철수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는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의 중재로 2차 평화 협상을 앞두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예수 그리스도상을 파괴한 병사와 이를 촬영한 병사를 전투 임무에서 배제하고 30일간 구금 처분했다고 이날 밝혔다. 파괴된 예수상을 교체하고 종교 시설·상징 관련 교육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이는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엑스(X)에 “가장 강력한 어조로 이번 사건을 규탄한다”며 “위반자는 엄중한 징계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나온 조치다. 이스라엘 최대 후원자인 미국 복음주의 진영에서 이스라엘의 예수상 파괴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자 사태 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