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경제단체들의 침묵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대표 경제단체다. 경단련과 함께 경영인이 참여하는 경제동우회, 전국의 상공회의소가 회원인 일본상공회의소(일상)를 합쳐 경제 3단체라고 한다. 경제 3단체는 현안에 대한 업계 의사 결집과 신속하고 확실한 실현, 정부에 대한 정책 제언, 비즈니스 환경 정비 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한 단체의 입장 발신을 서슴지 않는다. 수장이 직접 소통에도 나선다. 경단련 수장은 격주, 경제동우회 수장은 월 1회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힌다. 일상 수장도 현안 발생 때마다 수시로 홈페이지에 코멘트를 발표한다. 갈등을 피하는 화(和)와 네마와시(根回: 사전조율)가 기본인 일본이지만 회원 전체의 권익 수호라는 단체 목적을 잊지는 않는다.

한국에도 경제단체가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후신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를 비롯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무협),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를 경제 5단체라고 한다. 여기에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를 더해 경제 6단체라고도 한다.



최근 노사 핫이슈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노동단체에 비하면 경제단체들은 침묵 수준이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몸조심하는 분위기였다가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상의의 상속세 관련 보도자료를 가짜 뉴스라고 질타한 뒤 복지부동 상태라고 한다. 산업통상부의 고강도 감사 후 대한상의는 임원 8명 중 4명(상근부회장·전무·상무2)이 줄줄이 퇴진하는 직격탄을 맞았다. 닭을 죽여 원숭이를 길들인다는 살계경후(殺鷄儆?)가 생각난다. 무협의 경우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을 지낸 윤진식 회장 체제와 현 정부의 관계가 부드럽지 않다고 한다. 일부 단체는 정부와의 지나친 코드 맞추기를 하고 있다는 뒷말도 나온다. 보도자료 한장 내기도 어떤 구설에 오를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현안에 대한 경제단체의 묵언(默言) 탓에 회원사들이 어찌할 줄 모른다고 한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힘의 반영이 공동체 전체 이익 증진에 이로울 리 없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고 한다. 입법이나 정부 정책에도 노사의 균형 있는 목소리가 검토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