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베트남 과학발전에 韓 기여”… AI·원전·반도체 전방위 협력 [李, 베트남 국빈방문]

정상회담… MOU 12건 체결

미래기술 R&D 교류·인력 양성
신규 원전 건설 방안 공동 모색
“물 안보 협력” 환경장관회의도
물 관리 기술·수해 예방 등 전수

베트남 새 정권 출범 후 첫 국빈
李 “국제결혼 1위국 ‘사돈의 나라’
한반도 평화·안정 기여 뜻 밝혀와”

이재명 대통령과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은 22일(현지시간) 열린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통해 과학기술과 기후변화·환경, 문화·교육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제 정세 불안과 공급망 재편, 에너지 안보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양국이 경제 협력을 넘어 미래 성장 분야 전반에서 접점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기업의 1억1000만달러 규모 철도차량 수출 계약이 예정된 데다 베트남 현지 대규모 신도시 개발 사업 등에서의 협력도 가속화하는 만큼 앞으로 교통·인프라 부문에서의 ‘세일즈 외교’가 계속될지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의 평화와 안전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폭넓게 대화를 나누며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도 긴밀한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李 “베트남 과기 발전에 적극 기여”

 

웃으며 악수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하노이 주석궁에서 또럼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진행한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 간의 굳건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노이=남정탁 기자

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발맞춰 양국은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디지털 협력부터 과학기술혁신, 전력 인프라, 원전 개발, 지식재산, 문화 등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12건(개정 포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선 양국은 ‘과학기술혁신 협력 마스터플랜 프레임워크’를 토대로 바이오, 에너지, AI, 반도체 등 중점 협력 분야 연구 과제를 추진하고 차세대 혁신 인력 양성 및 연구 교류를 확대키로 했다. 베트남의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통해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한국의 기술 역량과 연계한 연구 성과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은 ‘과학기술혁신 협력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분야 등의 공동연구와 연구 인재 양성 지원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체결된 ‘디지털 협력에 관한 MOU’를 통해선 AI·디지털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한국 AI 기업의 베트남 현지 진출에 기여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양국은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MOU’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과 신규 원전 건설 방안을 모색하고, 원전 건설 리스크 공동 분석 및 공기 최적화 방안 수립 등을 지원하면서 우리 기업의 신규 원전 사업권 확보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맺은 ‘원전 프로젝트 금융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MOU’도 우리 기업의 베트남 원전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물 위생 및 검역 협력에 관한 MOU’를 통해선 열처리 가금육을 포함한 축산물의 교역 촉진 및 검역 분야 정보 교환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최초로 열처리가금육 상호 수출에 합의했다”며 “이번에 체결된 동물 위생 및 검역 협력 MOU를 바탕으로 농축산품 교역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양국은 기후변화에 따른 수해 예방과 물 안보 확보를 위한 ‘물 안보 협력 MOU’도 체결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제17차 한·베트남 환경장관회의’를 21일 하노이에서 개최하고 물 관리, 기후변화 대응 등 양국 기후·환경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기후부는 이번 장관회의를 계기로 한국의 물 관리 경험과 기술을 베트남과 공유하고 물 분야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베트남과 韓은 ‘사돈의 나라’”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도 대화 테이블에 올렸다. 이 대통령은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우리의 구상을 설명했다”며 “또럼 당서기장께서는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 협력 재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국빈 방문과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 정상 간 유대감과 신뢰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만큼 양국 공동 발전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베트남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첫 국빈 방문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양국 정상 간 교류 흐름이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주한 베트남대사를 지낸 응우옌부뚱 베트남 외교아카데미 국제정치학 교수는 현지 언론 기고에서 “연속적인 교류를 통해 양국은 최고 지도자 간 개인적 신뢰와 헌신, 그리고 긴밀한 협력 관계를 꾸준히 구축하고 강화해 왔다”며 “이는 양국 관계 전반의 발전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을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베트남은 한국인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찾는 나라”라며 “이와 함께 우리 국민의 국제결혼 1위 국가로서 10만명의 다문화가정을 이룬 ‘사돈의 나라’이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내 최대 규모의 재외동포 거주국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오늘 또럼 당서기장과 합의한 협력 방안들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전폭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