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선물시장 도입 본격화…정부, 인프라 구축 착수

정부가 한국 배출권거래제(K-ETS)를 활성화하고, 배출권 미래 가격 예측성을 높이기 위해 선물시장 제도를 본격 도입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탄소배출권 선물시장 도입을 위해 관련 기반시설을 구축해나가겠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배출권 거래시장은 그동안 현물 거래 위주로 운영돼 왔다. 앞으로 탄소배출권거래 선물시장이 도입되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들은 미래에 배출권 가격이 오를 것에 대비해 미리 낮은 가격대가 형성된 시점에 배출권을 구입해둘 수 있게 된다. 배출권의 장기적인 가격 변동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제4차 할당계획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그동안 전문가들은 선물시장 도입이 기업에 효율적인 위험회피 수단을 제공하고 미래 가격 예측 기능을 통해 시장 안정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해왔다.

 

기후부 관계자는 “유럽연합 탄소시장(EU ETS)과 미국 시장(RGGI)에는 이미 선물 제도가 도입돼 있다”며 “우리나라도 선물시장 도입은 사실상 확정됐지만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먼저 시스템을 구축한 뒤 실제 도입은 2027년 말이 될지 그 이후가 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24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고도화 간담회 및 업무 협약식’을 개최한다. 제4기 배출권 시장의 전망을 짚어보고, 배출권 선물시장 인프라 구축 등 향후 시장 발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의 중장기적인 정책방향을 논의하고 향후 도입될 배출권 선물시장의 토대가 되는 전산 시스템 구축을 위해 유관기관 간 협력 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유종민 홍익대학교 교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배출권 선물시장 도입 필요성 및 기대효과’를 제언한다. 이어진 토론에서 기업들의 가격 변동 위험 관리를 돕기 위한 선물시장 도입의 필요성과 이를 뒷받침할 정교한 시장 설계 및 시스템 안정성 확보 방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아울러 기후부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예비분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29일부터 시행한다.

 

개정안은 제4차 계획기간 배출권 할당계획에 따라 도입하는 시장안정화 예비분 제도를 법제화하고, 배출권거래제 대상이 되는 할당대상업체 지정취소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 핵심이다.

 

예비분 제도는 배출권 시장의 가격이나 수량이 사전에 설정한 기준을 벗어날 경우, 미리 설정해뒀던 예비분을 활용해 경매 공급량을 조정해 배출권 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제도다. EU나 미국 캘리포니아 등 배출권거래제를 우리나라보다 먼저 시행한 국가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