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대구 중구 대구시청 앞에서 시위에 나선 한 소방관의 얘기다. 짙은 남색 기동복을 입은 소방관 70여명이 아스팔트 위로 모였다. 이들의 손에 들린 피켓에는 ‘같은 현장, 다른 수당’, ‘차별 없는 활동비 지급’이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대구소방지부가 개최한 ‘2026 대구소방 행동의 날’ 현장이다.
전국 소방대원들이 현장 출동 업무를 똑같이 수행하지만 소속 부서나 보직에 따라 구조·구급활동비를 차별받고 있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020년 소방공무원 신분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예산권을 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형편에 따라 처우가 천차만별이라 현장 대원들의 상실감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각 지부에 따르면 대구지부는 현재 구조·구급대, 펌뷸런스, 펌프구조대 등에 한정해 구조·구급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구조·구급활동비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를 계기로 현장 대원들의 노고를 보상하기 위해 이듬해 신설했다. 당시 월 10만원이던 활동비는 2024년 증액해 현재 119안전센터의 구조·구급대원 등 특정 보직자에게 월 20만원씩 정액 지급된다.
광주지부도 119종합상황실 근무자 200명이 현장 출동 대원들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조율하는 필수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직접 현장에 나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 인천과 경북지부 역시 119종합상황실 근무자와 행정·지원 부서 등 내근직 대원 상당수가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노조 차원의 대상 확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반면, 울산과 세종지부는 시행 초기부터 현장 활동의 특수성을 고려해 지자체 차원의 결단으로 현업 소방공무원 전원에게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재난 현장에서 구조와 진압의 경계가 무의미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예산에 적극 반영한 결과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가이드라인은 제공했으나 최종 지급 범위는 지자체의 자율과 책임”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권영각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은 “보직에 따른 차별은 있을 수 없다”며 “상대적 박탈감이 조직 내부 결속을 저해하고 재난 현장 대응에 악영향을 미치기 전에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