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 앤드루 로스 소킨/ 조용빈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3만2000원
지난 2월25일 한국의 종합주가지수인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단순히 숫자 이상의 의미로, 한국 증시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기술 혁신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낙관론과 부동산 시장에 집중됐던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정부 정책 그리고 이에 걸맞은 기업 실적 등이 맞물린 결과다. 그 결과, 주식 시장에 평범한 월급쟁이부터 자영업자까지 빚을 내면서까지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1929년 1월 대폭락 직전 미국 월스트리트 모습과 비슷하다. 약 100년 전 사람들은 인류의 소통 방식을 바꿀 ‘라디오’라는 신기술에 열광하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맹신이 지배하던 시기로, 당시 광기는 오늘날 모습과 소름 끼치도록 닮아 있다. 하지만 1929년 미국 주가 폭락을 계기로 전 세계에 대공황이 발생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뉴욕타임스의 간판 저널리스트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다룬 ‘대마불사’의 저자 앤드루 로스 소킨은 100년 전 미국을 톺아본다. 저자는 1929년 2월의 불길한 징후부터 1933년 6월21일 대공황 위기의 주역인 찰스 미첼 내셔널시티은행(현 시티은행) 행장이 법정에서 평결을 받고 홀연히 사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본주의의 운명을 바꾼 52개월을 촘촘하게 재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