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공약 ‘일본판 CIA’ 출범 속도

설치 법안 중의원 본회의 가결
정부 정보기능 집약, 우경화 가속

‘일본판 중앙정보국(CIA)’으로 불리는 국가정보국 창설 법안이 23일 중의원(하원) 문턱을 넘었다.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국가정보회의 설치 법안이 이날 중의원 본회의에서 가결돼 참의원(상원)으로 송부됐다. 법안은 총리가 의장을 맡고 관계 각료가 참여하는 ‘국가정보회의’를 신설하고 그 사무국 성격으로 ‘국가정보국’을 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각 정보조사실, 경찰 공안부문, 방위성 정보본부 등으로 분산된 정보 조직의 사령탑을 신설해 정보를 보다 강력히 집약·분석하고, 정부가 안전보장에 관해 보다 적확한 정책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의도이다. 국가정보회의는 안보·테러를 대상으로 하는 중요정보활동에 관해 조사·심의를 수행하며, 외국 세력의 공작에 대한 기본 대응 방침을 결정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정보 수집·분석 능력의 근본적 강화는 강경 우파 성향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방위장비 수출 규제 철폐와 함께 역점을 둬온 정책이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패전 후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가 일본판 CIA 창설을 추진했지만 군국주의 시절 내각정보국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에 부딪혀 각 부처 단위로 각기 정보 수집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도 별도 정보기관 신설을 추진했으나 기존 정보기관 반대로 무산됐었다.

이날 표결에서 연립여당인 자민당·일본유신회뿐 아니라 야당들도 찬성표를 던짐에 따라 여전히 ‘여소야대’인 참의원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야권은 정부의 무분별한 정보 수집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국가정보국 활동에 대한 국회 보고 필요성 등을 지적하며 법안에 반대했지만,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충분히 배려하고 특정 당파의 이익 또는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는 정치가 및 선거운동 관련 정보 수집은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부대의견에 명기되면서 찬성으로 돌아섰다.

다만 부대의견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부적절한 활동을 억제할 실효성 있는 조치의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어 참의원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