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멈춰세우면 하루 손실 1조 …초호황 삼성 흔드는 ‘노조 리스크’

노조, 영업익 15% 성과급 요구
투쟁결의대회서 총파업 예고
업계선 “장기 경쟁력에 부담”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대전환 및 반도체 시장 초호황기를 맞아 ‘반도체 초격차’의 기반을 단단히 구축해야 하는 시점에 국가 전략 산업의 한 축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사상 초유의 가동 중단 위기에 놓였다.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막대한 생산 차질과 납품 지연에 따른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 문제와 공급망 균열 등 유무형의 피해가 엄청날 전망이다.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23일 오후 2시부터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투쟁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 추산 약 4만명이 참여했다.

 

최승호 노조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동안 더 나은 삼성전자를 만들기 위해 성실하게 교섭했다”며 “그러나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성과급 제도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사측은 일회성 보상이라는 명목으로 교섭을 마무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는 더 참을 수 없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으로 ‘인재 제일’ 원칙을 되살리며, 우리의 당당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성과급 상한선 폐지” 구호 외치는 노조원들 삼성전자 노동조합원들이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4만여명의 삼성전자 노조원들이 모여 영업이익의 15% 성과급과 성과급 상한선 폐지를 요구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다음달 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노조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평택=유희태 기자

노조는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과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요구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 달 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회사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성과급 규모만 4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삼성전자 손실액만 10조∼20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생산차질로 납품 기일을 제때 맞추지 못해 반도체 공급망은 물론 협력업체들에 미치는 영향까지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손실이 날 수도 있다. 지난달 기준 반도체가 대한민국 전체 수출액의 38.1%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국가 경제 전반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안정성을 흔드는 노조의 집단행동은 장기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과거 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을 호령하던 미국이 노조의 파업 리스크로 경쟁력을 상실한 점에 빗대 ‘노조 리스크’ 최소화가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관건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