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3일 장중 65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간 데는 국내 반도체 대장주의 기록적인 실적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하며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의 수익률 양극화는 뚜렷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1312조원)와 SK하이닉스(873조원)의 시가총액 합계는 약 2186조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약 1254조원 대비 74.32% 급증한 수치로, 올해 초 35% 수준이던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 내 비중은 이날 기준 41.18%까지 확대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22만9500원까지 치솟으며 한때 글로벌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해 세계 12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반도체 ‘투톱’의 이익 개선이 뚜렷하게 확인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500선을 돌파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코스피는 이날 1.10% 오른 6488.83으로 개장해 6557.76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차익 실현 매물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해 6475.81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날 SK하이닉스의 호실적 발표 이후 나타난 ‘셀온’(고점 매도) 현상과 갑작스러운 유가 변동성이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장중 중동지역 공습 루머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자극되며 지수 하방 압력을 키우기도 했다.
코스피 독주 속에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양극화가 뚜렷하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동안 코스닥은 여전히 중동 갈등 이전 수준인 1192.78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코스닥은 전장 대비 6.81포인트(0.58%) 내린 1174.31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와 소형주 간의 격차도 심화하고 있다. 이달 코스피 시총 100위까지의 대형주 지수는 29.73% 상승하며 전체 코스피 상승률(28.17%)을 웃돈 반면 소형주는 10.68% 오르는 데 그쳐 상승률 격차가 2.8배에 달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추세적 강세론이 우세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사태 등의 불확실성으로 추세적 돌파가 연기될 수는 있으나 이는 시간의 문제”라며 “과거 전고점 돌파 후 3개월에서 5개월 동안 33%에서 최고 60%까지 급등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다음 반도체 실적 모멘텀은 2분기 실적 시즌이 될 것이며, 그전까지 수급의 낙수효과로 중·소형주와 소외주로 자금이 분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