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거장 지휘자 틸슨 토머스 별세…"내 삶의 코다는 풍요로워"

미국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를 25년간 이끌었던 지휘자 겸 작곡가 마이클 틸슨 토머스가 별세했다. 향년 81세.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에 따르면 틸슨 토머스 전 지휘자는 지난 22일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가족·친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마이클 틸슨 토머스. AP연합뉴스

그는 2021년 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고 투병하는 가운데서도 지휘와 작곡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1974년 29세의 나이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를 통해 데뷔한 이후 52년간 이 관현악단과 인연을 이어가며 1천800회에 가까운 공연을 했다.

1995년부터 2020년까지 음악감독으로 재임하면서 자체 음반 레이블을 출범시켜 그래미상 수상 음반을 여럿 내놨고,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음악 교육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그는 지난해 초 교모세포종 재발 소식을 전하면서 "'코다'(Coda)는 곡의 마지막에 위치하면서 전체를 마무리 짓는 음악 요소"라며 "내 인생의 코다는 풍요롭고 넉넉하게 채워졌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그의 동성 배우자인 조슈아 로비슨은 앞서 세상을 떠났다.

프리실라 기슬린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이사장은 "그는 지휘대 위에서는 명민함과 호기심, 독창적인 목소리로 오케스트라를 새롭게 했고 지휘대를 내려와서는 따뜻함과 재치, 아낌없는 마음을 드러냈다"며 "그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만 이끈 것이 아니라 이 도시 문화의 일부가 됐다"고 기렸다.

대니얼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고인에 대해 "저명 지휘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 한 인물로, 시민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을 통해 성소수자 공동체에 큰 힘이 됐다"며 "그의 유산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회상했다.

194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고인은 남캘리포니아대에서 지휘와 작곡을 공부했고,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와 에런 코플런드 등 거장들과 젊은 시절부터 교류했다.

20대에 보스턴 심포니 부지휘자로 합류해 수석 객원지휘자를 지냈고, 버펄로 필하모닉 음악감독,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수석 객원지휘자,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역임했다.

작곡가로서는 오드리 헵번의 내레이션과 함께 초연된 '안네 프랑크의 일기에서'와 '릴케에 관한 명상' 등을 남겼다.

그래미상을 12차례 수상했으며, 프랑스 예술문화훈장과 미국 국가예술훈장을 받았다. 2019년 미국 케네디센터 공로상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는 6월 공연이 예정된 베토벤 교향곡 9번 연주회를 고인에게 헌정하기로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