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맏사위였던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80대 노인 감금·폭행 사건 은폐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 오창섭)는 지난해 말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임 전 고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임 전 고문은 지난해 4월2일 경기 연천군에서 발생한 감금·폭행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됐다. 30대 남성 A씨가 자신의 친할머니인 80대 B씨를 약 6일간 감금하고 폭행한 사건으로, 임 전 고문과 연인이던 40대 여성 무속인 C씨가 배후로 지목됐다.
임 전 고문과 C씨는 2023년부터 A씨 부친 소유 농가 컨테이너에서 함께 생활하며 주식 투자 명목으로 A씨로부터 금전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를 두고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A씨 가족이 겪는 토지문제 등에 대해 조언자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등 심리적으로 의지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A씨의 아버지인 D씨와 C씨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C씨는 D씨를 압박하기 위해 고령의 나이로 힘이 없는 B씨를 대상으로 골랐고 자신의 지시를 잘 따르는 A씨로 하여금 B씨를 감금하도록 했다. C씨는 B씨를 위협하고 폭행했고 A씨에게 지시해 친모가 B씨 때문에 사망했다고 믿게 하며 폭행을 유도하기도 했다.
감금된 B씨가 탈출해 수사가 본격화되자 C씨는 참고인이던 B씨의 손녀에게 유서 형식의 메시지를 작성·전송하게 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실종 사건으로 위장해 수사를 혼선에 빠뜨리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 전 고문도 이 과정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인식하고도 애인인 C씨의 처벌을 면하기 위해 수사기관의 직무 집행을 방해했다”며 “증거 조작에 가담하고도 범행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함께 기소된 C씨에게는 징역 6년이 선고됐다. 피해자를 직접 폭행한 혐의를 받는 손자에게는 징역 3년 등이 선고됐다.
임 전 고문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서울고법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임 전 고문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전 남편으로, 1999년 8월 삼성그룹 총수 일가와 평사원의 결혼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2014년 이혼 소송에 들어갔고, 대법원이 2020년 “이 사장이 친권 및 양육권을 갖고, 임씨에게 재산분할금 141억13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심을 확정하면서 5년3개월의 소송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