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조달 시장에서 비수도권 기업에 대한 우대를 대폭 강화한다. 현재는 수도권을 포함해 발주기관 소재지 기준으로 ‘지역 내 기업’에 대한 우대제도만 있고, ‘비수도권 기업’을 우대하는 제도가 없는데 이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전국 단위 경쟁 구조 속에서도 지방 기업의 낙찰 가능성을 높여 공공조달 시장의 수도권 쏠림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24일 ‘공공조달을 통한 비수도권 기업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물품·용역 분야를 중심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인구감소지역 기업에 대해 소액 수의계약 허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해당 기업은 기존 2000만원까지 가능했던 1인 견적 수의계약이 5000만원까지 허용된다. 조달청이 1억원 미만 계약을 대신 수행하는 방식도 도입돼 지방 기업의 공공시장 접근성이 높아진다.
조달 쇼핑몰(다수공급자계약·MAS) 제도에서도 비수도권 기업 우대가 강화된다. 인구감소지역 기업 제품은 2단계 경쟁 예외 기준 금액이 상향되고 제안 요청 시 시스템이 자동 추천하는 업체에 비수도권 기업이 포함되도록 구조를 바꾼다. 가령, 인구감소지역 기업 제품 기준 금액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중소기업 간은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단순한 지역배려를 넘어 ‘경쟁력 보완 장치’라고 강조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공공조달 규모가 약 245조원에 이르는 만큼 본사 이전이나 인구감소지역 입지 선택 시 가점을 통해 지방 기업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입찰 및 평가 부문에서도 비수도권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이 실시된다. 우선 지방우대 가점이 신설된다. 기존 발주기관 소재지 중심의 지역업체 우대 가점과 별도로 인구감소 지역을 중심으로 비수도권 기업 입찰을 우대하는 방안을 신설한다. 구체적으로 물품·용역 적격 심사의 경우 현재는 지역업체 공동수급체 구성시 신인도 가점을 부여하는데, 앞으로는 신인도 가점에 비수도권 기업 우대 항목을 새롭게 만든다. 현 MAS 2단계 경쟁 신인도 가점에는 지역기업 관련 항목이 없는데, 여기에도 비수도권 기업 우대 항목이 신설된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비수도권 기업 제품을 우선 사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물품·용역 적격심사에서 동가입찰 및 이행능력심사 결과가 같을 경우, 인구감소지역 기업 및 비수도권 기업이 우선 낙찰되도록 제도를 변경한다. 1순위는 인구감소지역 소재 기업 우선 낙찰, 2순위는 비수도권 소재 기업 우선 낙찰, 3순위는 동일조건 2개사 이상시 추첨에 의해 낙찰자 결정 단계를 따른다. MAS 2단계 경쟁시에도 제안가격이 낮은 기업보다 인구감소지역 기업 및 비수도권 지역 소재기업을 우선 선정한다.
정부는 판로 확대뿐 아니라 해외 진출 지원도 병행한다. 해외조달 유망기업(G-PASS) 선정 시 비수도권 기업에 가점을 부여하고 관련 지원사업 배정 비율도 50%에서 60%로 확대한다. 또 지방 혁신제품 발굴과 전시회 지역 개최 확대, 맞춤형 컨설팅 강화 등을 통해 지방 기업의 성장 기반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지방정부와 협력해 지방 혁신제품을 중점 발굴하고 인구감소지역 소재기업 우수제품은 지정기간 연장대상(1년)에 포함키로 했다.
다만 정부는 품질이나 이행능력이 떨어지는 기업이 단순히 지역 소재라는 이유만으로 낙찰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달청 관계자는 “가격·이행능력·재무상태 평가가 기본이고, 신인도 가점은 부족 점수를 보완하는 수준이어서 가점만으로 낙찰이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시행령과 지침 개정을 거쳐 제도를 정비하고 올해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최대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향후 지방시대 대전환을 뒷받침할 법체계를 구축하고 과감한 비수도권 기업 우대정책 도입 방안을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