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투표 ‘먼 길’ 여전…개선 논의 지속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현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24일 외교가에 따르면 재외동포청이 최근 공개한 재외선거 관련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며 재외국민 투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상은 해외 유권자의 투표 여정을 국내 유권자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태국 푸켓에서 출발해 약 800㎞를 이동하는 재외국민 가족과, 800m 거리의 투표소를 찾는 국내 유권자의 모습이 대비된다. 재외국민이 체감하는 물리적 거리와 이동 부담을 보여준다는 취지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2025년 12월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특히 이번 영상은 재외동포청 박병규 대변인이 기획 단계부터 태국과 국내 로케이션 현장 연출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맡아 광고 감독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단순 홍보를 넘어 현장의 현실감을 살린 연출이 온라인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영상 속 사연의 주인공인 정철인씨는 지난 2024년 총선 당시 투표를 위해 방콕까지 약 800㎞를 이동했다. 왕복 거리는 1600㎞에 달한다. 정씨는 “더 먼 거리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참여가 보다 수월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경험담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재외국민은 국경을 넘거나 수일에 걸쳐 이동 일정을 짜 투표소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 여건에 따라 투표 참여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재외국민 유권자는 약 197만명(2025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실제 투표 참여 인원은 10만~20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최근 대선에서도 재외선거 투표율은 약 10%에 그쳤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우편투표나 전자투표 도입 등 제도 개선 방안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다만 보안성과 공정성 문제 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된다. 재외국민의 투표 참여 여건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