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기업공개(IPO) 전 투자자들을 속여 지분을 매각하게 한 혐의로 구속 위기에 놓였던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의 신병 확보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결정을 두고 앞선 주한 미대사관의 방 의장 출국금지 조치 해제 요청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신청한 방 의장의 구속영장을 24일 반려하고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는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와 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반려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검찰의 요구 사항을 보완해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외교적 고려’가 이번 영장 반려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주한 미국대사관은 하이브 측의 요청을 일부 반영해, 방탄소년단(BTS)의 월드 투어 지원과 글로벌 프로젝트 수행 등 ‘국가적 이익’과 관련된 대외 활동을 위해 방 의장의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해달라는 취지의 서한을 우리 정부와 수사기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의장은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앞둔 지난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주식 상장 계획이 전혀 없다”는 허위 정보를 제공해 지분을 팔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방 의장은 투자자들이 자신과 연관된 특정 사모펀드(PEF)에 지분을 매각하게 한 뒤, 해당 펀드와 ‘상장 후 매각 차익의 30%를 공유한다’는 내용의 비공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하이브가 2020년 10월 성공적으로 상장되자, 방 의장은 이 계약을 통해 약 19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추산한 전체 사기적 부정거래 규모는 약 2600억원에 달한다.
하이브 측은 이번 검찰의 영장 반려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아끼면서도, “그간 수사당국의 사실관계 확인에 성실히 협조해 왔으며, 향후 절차에서도 결백을 증명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방 의장은 당장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으나, 2000억원대에 달하는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둘러싼 법정 공방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