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2차 협상이 무산된 뒤 이란 내 협상파와 군부 강경파의 분열이 심각하다는 미국의 여론전에 이란 측이 본격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협상 무산에 대한 원인을 이란 권부의 분열로 지목하고 책임을 돌리고 있다.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암살 이후 권력 공백으로 내부 권력 투쟁이 심상치 않고 이 때문에 이란이 미국과 협상에 일사불란하게 나서지 못한다는 추정 섞인 분석 기사도 잇따르고 있다.
이란에선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23일(현지시간) 서면 메시지를 통해 결속을 강조한 뒤 3부 요인과 군부가 한목소리로 분열론을 일축하고 단결을 맹세하는 입장을 내고 있다.
주요 인사들은 엑스에 '#우리의 이란'(이라네_마)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단결을 부각하기도 했다.
협상파를 압박해 협상을 무산시켰다고 서방언론이 지목한 이란 군부도 '우리의 이란 캠페인'에 가세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스군의 에스마일 가니 사령관도 23일 낸 서면 메시지에서 "미국·시온주의자(이스라엘)라는 적에 맞선 전쟁에서 저항전선의 중추와 힘은 '거리의 단결'(민심)과 '관리들의 응집력'에서 나온다"며 "우리는 모두 이란인이자 혁명가"라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글을 인용했다.
아미르 하타미 이란군 총사령관, 모하마드 카라미 혁명수비대 지상군 사령관 등 이란 군부 장성들도 24일 잇따라 낸 성명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글을 그대로 인용했다.
무엇보다 이란 정계에서 초강경 인사로 평가되는 사이드 잘릴리 국정조정위원회 위원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한 것이 눈에 띈다. 그는 서방 언론에서 '미스터 노'(No)라는 별칭을 붙일 만큼 대미 협상을 강하게 비판하는 인물이다.
이란 의회의 다선 의원들, 사법부 수장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도 엑스에 "하나의 신, 하나의 국가, 하나의 길, 생명보다 소중한 이란의 승리"라는 '단결 구호'를 게시했다.
이란 군부와 연관된 타스님뉴스는 23일 분석 기사에서 "'어떻게 하면 이란 전선을 약화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미 국방부의 싱크탱크들은 분명히 '이중 주권'과 '의사결정 차원의 갈등'이라는 선택지를 공개했다"고 해설했다.
이란 수뇌부의 분열을 집요하게 조장하면 미국에 불리한 전황을 역전시킬 수 있다고 미국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미국은 이란을 무너뜨리기 위해 '항복 찬성파'와 '항복 반대파'의 분열이라는 무기를 사용했다"며 "이란 국력의 두 기둥은 군사력과 정부의 사회적 지지"라고 짚었다.
무력 저항을 담당하는 군부와 협상을 담당하는 정부는 이란을 지탱하고 '적'에 맞서는 주축이지 갈등하는 관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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