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262만명 시대…‘맞춤 리폼’이 바꾼 패션 공식

패션은 오랫동안 ‘평균적인 몸’을 기준으로 설계돼 왔다. 하지만 기준이 바뀌고 있다. 이제 옷이 사람에게 맞춰지기 시작했다. 국내 장애인 규모는 이미 ‘특수 집단’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

 

유니클로 제공

25일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등록 장애인은 약 26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1% 수준이다. 특히 이 가운데 65세 이상 비중이 56.9%에 달해, 장애와 고령화가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신체 기능 저하와 생활 방식 변화를 함께 고려하면 기성복 착용에 불편을 겪는 인구는 등록 장애인 범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유니클로가 서울시, 한국뇌성마비복지회와 함께 ‘2026 장애인의류리폼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단순 기부가 아니다. 기성복을 개인의 신체 조건에 맞게 재설계하는 ‘맞춤 리폼’이다.

 

올해 사업은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부터 5월 17일까지 신청을 받아 400명에게 약 1600벌의 리폼 의류를 무상 제공할 예정이다. 참여자가 원하는 경우 기존 의류를 추가로 리폼하는 서비스도 포함된다.

 

이 사업은 2019년 시작 이후 약 4200명에게 1만8000여 벌의 리폼 의류를 지원해왔다.

 

올해는 협력 구조도 확대됐다. 유니클로는 의류와 1억1000만원을 후원하고, 한국뇌성마비복지회는 리폼 설계와 제작을 맡는다. 서울시는 사업 홍보를 지원한다.

 

공공·기업·전문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단순한 일회성 기부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서비스 모델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이 흐름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는 ‘Adaptive Fashion(적응형 패션)’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타미 힐피거는 자석 단추 의류를 선보였고, 나이키는 손을 쓰지 않고 신을 수 있는 신발을 개발했다. 자라 역시 감각 특성을 고려한 디자인을 실험하고 있다.

 

기능성과 착용 편의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들이 늘면서, 패션의 기준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변화의 방향이 명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장애인은 ‘입을 수 있는 옷’을 찾는 데 집중해야 했다”며 “지금은 흐름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착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 스타일과 선택권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