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앞두고 호텔업계의 전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단순 숙박이나 식사 할인 중심에서 벗어나, ‘하루를 어떻게 보내게 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어린이 체험, 가족 이벤트, 공간 경험까지 묶은 패키지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최근 호텔 상품의 핵심은 ‘가격’이 아닌 ‘시간의 밀도’다. 같은 시간 안에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선택 기준으로 올라온 것이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 소비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 선택 기준은 ‘상품 구매’보다 ‘체험·여가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가정의 달처럼 가족 단위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이 변화가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업계에서는 “이제 식사만으로는 고객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아이와 부모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예약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주요 호텔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 흐름이 ‘프로그램’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은 키즈 어메니티와 가족 단위 이용을 고려한 패키지 구성을 강화하며 어린이 중심 객실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웨스틴 조선 서울 역시 어린이 동반 고객을 겨냥해 객실과 식음 혜택을 결합한 패키지를 늘리는 흐름이다.
특히 서울신라호텔과 제주신라호텔은 ‘체류형 경험’을 보다 구체적으로 구현한 사례로 꼽힌다.
두 호텔은 어린이날을 맞아 5월 1일부터 5일까지 투숙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신라호텔은 실내 중심 체험 콘텐츠를 강화했다. ‘키즈 라운지’에서는 ‘타이니 핸즈(Tiny Hands)’ 프로그램이 매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운영된다. 어린이들이 공룡 자동차, 키링, 모루 인형 만들기 중 하나를 선택해 직접 제작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영어 클래스 형태로 진행된다. 단순 놀이를 넘어 ‘기억으로 남는 활동’을 설계한 구조다.
제주신라호텔은 부모와 아이가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시간 구조를 짰다.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운영되는 ‘힐링 모먼츠 & 리틀 아티스트(Healing Moments & A Little Artist)’ 프로그램에서는 부모에게 커피와 티, 마들렌이 제공되는 티타임이 마련되고, 어린이는 신라베어 테마 컬러링 체험에 참여한다. 대상은 4세부터 8세까지로, ‘아이 체험’과 ‘부모 휴식’을 하나의 시간 안에 묶은 구조다.
이 같은 흐름을 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서울가든호텔이다. 이 호텔은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뷔페 레스토랑 ‘라스텔라’를 중심으로 페스티브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시즌 메뉴와 이벤트를 결합하고, 2인 이상 방문 고객 대상 행운권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다. 단순 식사가 아닌 ‘미식 경험과 참여 요소’를 묶은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은 가격보다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며 “같은 시간이라도 얼마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느냐가 선택 기준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텔 상품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객실과 식사를 묶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아이의 체험과 부모의 휴식, 가족의 기억을 하나로 연결하는 ‘하루의 경험’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