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제 뭐 했냐?” 머리채 잡고 뺨 때려…인천 공장서 또 이주노동자 폭행

한국인 관리자가 이주노동자 폭행…불구속 입건
박찬대 “깊이 사과…인천형 감독 체계 구축할 것”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화성 ‘에어건 상해’ 사건에 이어 이번엔 인천의 한 공장에서 관리자가 이주노동자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4일 인천 서구 가좌동 한 섬유공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위협하는 관리자의 모습이 담긴 영상. MBC 보도화면 캡처

 

25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인천 서구 가좌동 한 섬유공장에서 한국인 관리자 A씨가 방글라데시 국적 근로자 B씨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지난 23일 B씨가 연락을 받지 않고 기숙사에도 없었다는 이유로 B씨 얼굴을 폭행하거나 머리채를 잡는 등 위협한 것으로 파악됐다.

 

MBC가 공개한 현장 영상에는 A씨가 공장 벽에 몰린 B씨의 뺨을 여러 차례 때리고 머리채를 잡은 채 주먹으로 위협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너 어제 뭐했냐고?”라며 소리 치는 A씨 모습에 B씨가 말을 잇지 못하자 “뭐 했냐니까. 뭐 했냐고!”라고 재차 윽박지르며 때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경찰은 A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조만간 소환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기 화성 ‘에어건 상해’ 사건 당시 피해자에 사용된 에어건. 피해자 측 조영관 변호사 제공

 

이주노동자 대상 폭행 사건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20일에도 경기 화성시 한 금속세척업체의 60대 대표가 태국 국적 노동자의 항문 부위에 산업용 에어건을 밀착해 고압 상태의 공기를 분사한 혐의로 붙잡혔다.

 

경찰은 해당 대표가 에어건 분사 당일 피해자에게 헤드록을 한 사실도 파악해 폭행 혐의를 추가 적용, 지난 23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치권에서도 이주노동자 보호 사각지대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는 인천 이주노동자 폭행 사건에 대해 “일터에서의 폭력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며 “인천을 대표해, 그리고 우리 사회의 어른으로서 피해 노동자께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고용노동부의 사업장 감독 권한 일부가 지방정부로 이관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자체가 직접 나서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현장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 감독 권한이 커진 만큼 지방정부의 역할도 중요해졌다”며 “인천은 ‘노동 감독 권한 이양에 대비한 인천형 노동권익·감독 준비 체계’를 구축해 현장 밀착형 노동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