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콘텐츠 확산과 외식 경험 증가로 소비자들의 입맛이 높아지면서, 집에서도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하려는 ‘집밥의 외식화’ 흐름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외식에서 경험한 맛을 그대로 재현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며, 요리의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국내 소비 구조도 이미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가계 소비지출 가운데 음식·숙박 등 서비스 관련 지출 비중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상승한 흐름을 보였다. 단순 식사를 넘어 ‘외식 경험’에 지출을 늘리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비 트렌드 분석에서 “상품 구매보다 체험·여가 중심 소비가 확대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서비스 소비 비중 증가를 내수 구조 변화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하며, 소비가 ‘물건’에서 ‘경험’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소스 시장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소스류 시장은 간편식 확산과 맞물리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경험을 집으로 가져오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그 중심에 ‘소스’가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요리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소스’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육수와 양념처럼 맛의 핵심이 되지만 시간과 공정이 많이 드는 조리 과정을 제품화한 프리미엄 소스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요리의 출발점이 재료 준비에서 소스 선택으로 이동하면서, 조리 부담을 줄이면서도 일정한 맛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면사랑의 ‘깔끔한 멸치육수’는 한식 요리의 기본이 되는 멸치육수를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집밥 조리의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전통 육수의 깊은 맛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엄선한 국산 멸치와 완도산 다시마를 사용해 깔끔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물에 희석해 농도와 맛을 조절할 수 있어 별도의 재료 준비 없이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잔치국수, 칼국수 등 국물 면 요리는 물론 찌개, 나물무침 등 다양한 한식 메뉴에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
텐펑코리아가 국내에 선보인 호인가(好人家) 마라소스 시리즈는 마라탕, 마라상궈, 훠궈 등 조리 난이도가 높은 중식 메뉴를 집에서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1인분 기준 60g 소포장 형태로 구성돼 활용도를 높였고, 제품 내 건더기를 포함해 조리 시 풍미를 더한 점도 특징이다. 전골, 볶음, 면 요리 등 다양한 메뉴에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
새미네부엌의 김치양념은 전통적으로 손맛에 의존하던 김치 제조 과정을 간소화한 제품이다. 양파, 마늘, 액젓, 풀 등 김치에 필요한 재료를 한 팩에 담아 별도의 준비 과정 없이 제철 채소와 고춧가루만으로도 김치를 완성할 수 있도록 했다. 가열하지 않는 ‘프레시 공법’을 적용해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린 점도 특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스를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끓이고 졸이는 공정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과정을 제품에 담아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며 “원재료를 엄선하고 국물 재료의 품질을 높이면서 소스 제품의 고급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