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 10명 중 6~7명을 차지하는 호르몬수용체 양성(HR+)·HER2 음성 조기 유방암에서,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유전자 검사 결과가 중간 위험군이더라도 암세포의 조직학적 등급이 높다면 재발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구진은 폐경 전 50세 이하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유전자 점수뿐 아니라 조직학적 등급을 함께 고려해야 보다 정교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안성귀·배숭준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와 이새별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통상 시행하는 온코타입 DX 검사(재발예측점수) 결과에 더해 예후를 가늠할 수 있는 추가 평가 요소를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온코타입 DX는 유방암 수술 후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0~100점으로 측정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재발 위험이 크다.
연구팀은 2011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두 병원에서 온코타입 DX 검사를 받은 3000여명 중 최종 194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50세를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재발 예측 점수와 조직학적 등급에 따라 무재발 생존 기간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군에서 조직학적 등급이 높을수록 재발 없이 지내는 기간이 짧아졌다. 특히 50세 이하 폐경 전 환자에서 이 차이가 두드러졌다. 검사에서 11~25점을 받은 50세 이하 여성 802명을 세분화한 결과, 고등급 환자는 림프혈관 침윤·높은 Ki-67 발현 등 불량한 임상·병리학적 특징과 연관성이 높았고 무재발 생존 기간도 짧았다. 다변량 분석에서 조직학적 고등급은 위험비 6.96을 기록하며 불량한 예후의 독립 예측 인자로 확인됐다. 반면 50세 초과 환자군에서는 등급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다.
안성귀 교수는 “50세 이하 환자가 중간 위험 재발 예측 점수를 받았을 때 조직학적 3등급을 보인다면 항암치료를 고려할 수 있고, CDK4·6 억제제 같은 표적치료제를 추가한 강력한 보조 전신 치료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외과학 학술지 ‘국제 외과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