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 ‘인력 지원’ 제재에 제동 건 대법원…기업이 유념할 점 [알아야 보이는 법(法)]

‘원고1’ 회사는 백화점과 할인점 등을 운영하는 대규모 유통업자이고, 원고2 회사는 의류·잡화 등을 제조·판매하는 사업자이다. 둘 다 공시 대상 기업집단에 속하는 사업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원고1 회사가 원고2 회사와 창고 외 토지·건물의 매수계약을 하면서 560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했다가 6개월 후 돌려받은 행위를 6개월간 무상 자금대여 행위이자 부당지원 행위로 판단했다.

 

아울러 원고1 회사는 의류 브랜드 관련 자산 양수도 계약을 맺으면서 원고2 회사로부터 받아야 할 양도대금 511억원을 3년이 지난 뒤 최종적으로 받았는데, 이는 부당한 지원행위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1 회사가 자사와 원고2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임한 소외2(동일인의 배우자)의 급여를 전부 부담했는데, 이를 부당한 인력 지원으로 부당 지원행위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행위로 보고 제재를 했다.

 

관련 행정소송에서 대법원(2026. 1. 29. 선고 2024두55259 판결)은 상기 첫 번째와 두 번째의 행위 관련 위법성을 인정했으며, 두 번째의 행위와 관련, 국내 의류·패션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 기반이 침해됨으로써 경쟁이 저해되거나 경제력 집중이 야기되는 등 공정거래 저해 우려가 초래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세 번째 인력 지원행위와 관련해서 대법원은 ‘해당 인력이 근로 등 제공의 대가로서 지원 주체와 지원 객체로부터 받은 급여 등의 합계액’보다 ‘지원 객체가 해당 인력 또는 지원 주체에게 제공한 급여 등의 합계액’이 상당히 적다는 사실을 처분청이 주장·증명해야 한다며, 소외2가 원고들의 대표이사를 겸임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1 회사가 소외2로 하여금 원고2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게 한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즉 부당한 인력 지원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또 공정위가 상고 이유에서 선급금 관련 채무 변제기를 연장해주는 방법으로 부당한 자금 지원행위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행정청은 당초의 처분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위 내에서 다른 처분 사유를 추가·변경할 수 있으나, 이는 사실심 변론 종결 시까지만 허용된다(행정소송규칙 제9조)”고 하면서 이는 원심에서 주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주장이고, 자금 무상 대여행위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도 없다고 배척했다. 그리고 선급금 중 일부를 계약금으로 회계상 처리함으로써 선급금을 줄인 행위 역시 제공받은 실질적, 경제적 이익이 전혀 없어 부당 지원행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부당 지원행위의 ‘부당성’의 해석과 관련해 부당성은 거래 조건을 달리하는 개별행위별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현재 제47조)에서 규정하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행위에서의 부당성 판단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했다. 다만 동일한 객체에 대한 여러 개의 지원행위 또는 이익 제공행위가 동일한 의도나 목적 아래 행해지면 이를 일련의 행위로 보아 이들 행위의 부당성을 전체적으로 판단함이 타당하지만, 본 건에서의 세 가지 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동권 법무법인 바른 고문(전 공정거래조정원장) dongkweon.shin@barun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