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정현 전 부여군수의 출마 가능 여부를 둘러싼 공직선거법 해석 논란이 정치권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쟁점의 핵심은 ‘존재하지 않았던(예상되지 않았던)보궐선거를 기준으로 과거 사퇴 시점을 제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단순한 출마 자격 문제를 넘어 피선거권과 법 적용의 범위를 둘러싼 헌법적 논란이다.
논란의 출발점은 공직선거법 제53조 5항이다. 해당 조항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신과 관할이 겹치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120일 전까지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선거가 임기 만료 선거가 아닌 ‘보궐선거’라는 점이다.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박수현 의원이 충남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해야 비로소 성립하는 구조다. 선거 실시 여부 자체가 사후적으로 결정되는 ‘조건부 선거’다. 하지만 법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면, 이번 선거의 ‘120일 전’ 시점은 2월 3일이다. 당시에는 보궐선거 가능성조차 공식화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박정현 전 군수는 지난 2월 28일 충남지사 출마를 위해 군수직을 사퇴했다. 이는 법이 정한 광역단체장 선거 기준 ‘90일 전 사퇴’ 규정에 맞춘 합법적 조치였다.
그러나 이후 정치 상황 변화로 보궐선거가 발생하게 되면서 120일 전 사퇴규정이 박 전 군수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박 전 군수 측은 이를 두고 “존재하지 않았던 선거를 기준으로 사퇴 시점을 소급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예측 불가능한 의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미 직을 내려놓은 전직 단체장에게까지 120일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현직 프리미엄 차단이라는 입법 취지를 넘어 피선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해석”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민주당은 “해당 조항은 ‘현직 공무원’의 사퇴 의무를 규정한 것”이라며 “이미 직을 그만둔 전직 단체장에게까지 적용하려면 법 문언을 넘어선 확장 해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보궐선거는 발생 시점 자체가 불확정적인데, 이를 전제로 문언에 명시한대로만 사퇴 시점을 적용하는 것은 특정 집단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정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반대 시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보궐선거 역시 공직선거의 일종인 만큼 사퇴 시한 규정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법적 안정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타당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사후적으로 예외를 인정할 경우 향후 유사 사례에서 선거 규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논란은 법 적용 기준을 ‘선거 발생 이전’에 둘 것인가, 아니면 ‘선거 확정 이후’에 둘 것인가로 귀결된다.
전자를 택하면 박 전 군수는 출마가 제한되고, 후자를 택하면 출마 길이 열릴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공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넘어갔다. 이번 유권해석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출마 여부를 넘어 향후 보궐선거에서 전직 단체장의 출마 자격을 판단하는 첫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법 취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