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아빠 작업복 자주 입었다가…30년 뒤 악성 폐질환 걸린 여성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작업복을 즐겨 입었던 한 여성이 수십년 뒤 치명적인 폐 질환에 걸린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는 헤더 본 세인트 제임스(57)는 36세에 첫 아이를 출산한 뒤부터 극심한 피로감과 가슴 압박, 고열 등의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출산 후유증으로 여겼지만 증상이 계속되자 병원을 찾았고, 정밀 검사 결과 폐 주변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진단명은 석면 노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악성 중피종’이었다. 이 질환은 잠복기가 길어 수십 년 뒤 발병하는 경우가 많고, 치료하지 않으면 생존 기간이 1년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픽사베이

의료진은 석면 노출 경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가족력을 물었고, 헤더는 어린 시절 입었던 아버지의 작업복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추운 날이면 현관에 걸려 있던 아버지의 재킷을 입고 마당에 나가곤 했다. 그는 “그저 아버지 체취가 묻은 그 외투를 입는 게 좋았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당시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아버지의 작업복에는 회백색 먼지가 묻어 있었지만, 헤더는 그것이 발암물질인 석면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이에 직접 작업 현장에 있지 않더라도, 오염된 의복을 통해 간접적으로 석면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헤더의 아버지 역시 2014년 신장암으로 사망했으며, 의료진은 이 또한 석면과의 연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헤더는 이후 보스턴의 전문 의료진에게서 왼쪽 폐와 갈비뼈 일부, 흉막, 심장 내막, 횡격막 일부를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어 항암 치료 4차례와 방사선 치료 30회를 견디는 과정을 거쳤다.

 

치료 후 약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는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한쪽 폐로만 호흡해야 하는 탓에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지만, 석면의 위험성을 알리는 활동가가 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헤더는 “악성 중피종 진단을 받고 20년간 생존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며 “내 사례가 절망에 빠진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