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대미협상 불발뒤 푸틴 만나러 러시아로…"긴밀 협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착…美와 대화 외면하며 주변국 연쇄 접촉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 협상이 별 진전이 없는 가운데 주요 우방인 러시아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유리한 협상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외교전에 나섰다.

AFP 통신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러시아 당국자들을 만나 미국과의 전쟁 및 종전 협상을 비롯한 역내 현안과 양자 관계에 대해 논의한다.

아라그치 장관은 방러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접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카젬 잘랄리 주러 이란 대사는 26일 이란 ISNA 통신과 인터뷰 및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아라그치 장관이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러시아 도착 후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보다시피 우리는 항상 러시아와 광범위한 현안들, 특히 역내 현안들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왔으며 양자 대화도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러시아로 출발하기 전 방문한 파키스탄과의 최근 대화가 성공적이었다고도 밝혔다.

그는 "파키스탄에 있는 우리 친구들과 좋은 협의를 했다"면서 "최근 회담 결과를 평가했고, 대화가 진전될 수 있는 방향과 조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 가교 구실을 하며 종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주말 2차 협상을 파키스탄에서 가질 것으로 관측됐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불발됐고, 아라그치 장관은 바로 러시아로 향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지난해 20년 기한의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는 등 최근 몇 년 밀착해왔다.

러시아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자 두 나라를 규탄했으며,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의 위치와 이동에 대한 정보를 이란에 제공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러시아 측에 이란의 협상 목표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선 개방하고 종전을 선언한 뒤 추후 핵 협상을 이어가자는 제안을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전달한 바 있다.

동시에 이란은 주변국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란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지난 25∼26일 이집트, 프랑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의 외무장관과 연이어 통화했으며 26일 오만에서 하이삼 빈 타리크 알 사이드 술탄을 예방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로이터=연합뉴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해 영접 나온 러시아 당국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4.27 [이란 외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과 이란이 2차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면서 버티기 국면으로 들어간 가운데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개선해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고 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아라그치 장관은 오만과의 대화와 관련해 "우리와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두 국가로서 공동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CNN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바드리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과 "외교와 정전", "역내 최근 전개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는 지속적인 정전을 위해 유럽 국가들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은 아라그치 장관에게 카타르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적극적인 중재 및 대화 촉진 역할을 계속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에게 전쟁을 끝내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이란의 외교 노력에 관해 설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