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대신 운동화… 항공기 승무원 ‘드레스 코드’ 변화 바람

LCC 중심 도입 복장규정 완화
대한항공 등도 개편 여부검토

브랜드 이미지 결정 핵심요소
노조 중심 꾸준한 개선 목소리

“안전에 대한 승객 관심 높아져
외형보다 업무 효율 우선 변화”

항공기 승무원의 안전과 건강, 근무환경 개선 요구가 커지면서 저비용 항공사(LCC)를 중심으로 도입했던 객실승무원 복장 규정 완화 움직임이 항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LCC의 경우 2018년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기능성과 활동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복장 규정을 지속 완화해왔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에서도 기내 업무 시 승무원들이 운동화나 기능성 신발을 착용할 수 있도록 복장 규정을 개편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현재 기내에서 3∼5㎝의 구두를 신어야 한다. 노조를 중심으로 승무원 안전·건강 개선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신발 문제 등은 노사 협의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제주항공 객실승무원들이 올해 3월부터 허용된 스니커즈(운동화)를 신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다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승무원 복장 변경을 검토하고 있어 통합 이전에 결론이 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 항공사 출범에 맞춰 유니폼 개편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안전과 편의성에 대한 목소리를 모두 수용해 결론 낼 것”이라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 승무원 복장은 회사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사측에선 복장 완화가 자칫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까 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LCC에선 복장 규정 완화 흐름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제주항공은 2018년 4월 객실승무원 서비스 규정을 개편해 안경 착용과 네일아트 기준을 완화하며 업무 편의성과 개인 표현의 자율성을 확대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승무원 직무 특성을 반영해 낮은 굽의 구두 착용을 허용하는 등 실용성 중심의 변화를 이어갔다. 올해 3월에는 근무 시 착용하는 신발을 기존 구두에서 활동성이 높은 스니커즈(운동화)로 전환했다. 장시간 기내 근무에 따른 근골격계 부담을 줄이고, 신발 착용 시 안정성을 높여 비상상황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기내 온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카디건 착용 기준을 개선하고, 단거리 노선의 경우 개인 선택에 따라 캐리어 대신 어깨에 멜 수 있는 가방을 허용하는 등 복장 관련 운영 전반을 손질해왔다.

 

티웨이항공은 2018년 5월 국적 항공사 최초로 객실승무원 헤어스타일 규정을 폐지했다. 염색과 파마를 허용하고, 묶은 머리나 단발로 제한했던 기존 기준을 없앴다. 유니폼 역시 기존의 재킷, 치마 중심에서 벗어나 활동이 편한 바지 착용을 허용하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그해 이스타항공도 안경 착용을 허용하고 여성 승무원이 ‘쪽머리’가 아닌 하나로 묶어 늘어뜨린 포니테일 스타일을 할 수 있게 했다. 에어부산 역시 두발 규정을 완화해 여성 승무원의 짧은 머리와 포니테일을 허용했다. 진에어는 2019년 6월 유니폼을 개편해 치마와 함께 활동성이 높은 바지 착용을 확대하는 등 복장 규정 완화 흐름에 동참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치마 대신 통기성이 좋은 바지와 운동화를 도입해 활동성을 강화했다. 신생 항공사인 파라타항공과 섬에어도 바지 중심의 유니폼을 채택하며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치마보다 편한 바지가 신생 항공사의 기본 방향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대형항공사 중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4월 모자와 두발 규정을 완화하며 이러한 흐름을 일부 반영했다. 근무 중이나 공항 이동 시 모자 착용 의무를 없앴고 기존 쪽머리로 제한됐던 두발 기준도 올림머리와 단발 등으로 확대했다. 대한항공도 지난 2월 승무원의 안경 착용을 허용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승객 관심이 높아지고 승무원의 건강과 근무환경 중요성이 커지면서 항공사들도 외형 중심 규정보다 안전과 업무 효율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업계 전반에 이 같은 흐름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