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가 진행 중인 성당에 몰래 침입해 신자들의 현금을 상습적으로 훔쳐온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은 채 도피 생활을 이어왔으나, 교통카드 이용 기록을 끝까지 추적한 경찰의 수사망을 벗어나지 못했다.
28일 대전서부경찰서는 절도 및 건조물침입 혐의로 40대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 모자·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교리실 9곳 ‘싹쓸이’
A씨는 지난 1월 29일 오전 10시 10분쯤 대전 서구 괴정동의 한 성당에 침입했다. 당시 신자들이 미사에 참석해 자리를 비운 사이를 노렸다. A씨는 얼굴을 숨기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교리실 9곳을 돌며 보관 중이던 가방 7개를 뒤져 현금 85만원을 훔친 뒤 현장을 빠져나갔다.
성당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다. 수사 결과 A씨가 범행 직후 지하철을 이용해 도주했으며, 이때 충전식 교통카드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 2개월간 찜질방 전전... 교통카드 내역에 덜미
경찰은 A씨의 교통카드 이용 내역을 정밀 분석하며 2개월간 끈질긴 추적을 벌였다. 휴대전화 없이 찜질방과 여관 등을 전전하며 은신하던 A씨는 지난 18일 오후 2시쯤 대전의 한 찜질방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과거에도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동종전과가 다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일정한 주거지 없이 생활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 종교시설 보안 취약점 노린 범행... 추가 수사 확대
경찰 관계자는 “종교기관은 특성상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A씨의 범행 수법이 대담하고 반복적인 점으로 보아 여죄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당이나 사찰 등 개방형 종교 시설의 경우 미사나 법회 시간 중 귀중품 보관함에 잠금장치를 설치하거나, 별도의 보안 인력을 배치하는 등 자체 방범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