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 여성 10명 중 8명 이상이 수면과 여가, 자유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빈곤’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패널브리프 2026년 2월호’에 따르면,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여성의 81.2%가 시간빈곤을 겪고 있다. 시간빈곤은 직장 업무 등 필수적인 활동을 제외하고 개인이 영위할 수 있는 수면이나 여가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 미취학 자녀 가구, ‘의무시간’ 하루 11시간 넘겨
보고서는 하루 일과를 필수·의무·여가·재량시간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조사 결과, 자녀가 있는 가구는 부부만 있는 가구보다 의무시간(노동·돌봄·통근 등)이 현저히 길었다.
특히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하루 의무시간은 평균 668분(약 11시간 8분)에 달했다. 이는 취학 자녀 가구(589분)나 성인 자녀 가구(536분)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개인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재량시간과 여가시간은 모든 가구 형태 중 가장 짧았다.
◆ 맞벌이 시작되면 여성 시간권 ‘역전’... 40%는 잠·휴식 모두 포기
성별 격차는 취업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부부 단독 가구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재량시간과 여가시간을 더 많이 가졌으나, 맞벌이를 하는 순간 상황은 뒤집혔다.
맞벌이 여성의 재량시간은 240분으로 남성(277분)보다 짧았고, 여가시간 역시 남성보다 적었다. 특히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여성의 39.2%는 재량시간과 여가시간이 동시에 부족한 ‘이중 빈곤’ 상태였다.
정현상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미취학 자녀 돌봄과 맞벌이가 결합될 때 시간빈곤 위험이 극심해진다”라며 “서비스 확충을 통해 돌봄 부담을 완화하고, 가구 내 무급노동 분담의 비대칭을 해결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