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닉스’가 찍히는 동안, 2%대 상승에 머문 삼성전자. 반도체가 다 오르는 장에서 투자자들의 체감은 오히려 멈춰선 쪽에 가까웠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2.15% 오른 6615.03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6600선을 넘어섰다.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 업종이 있었다.
이번 흐름은 글로벌 반도체 훈풍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증시에서는 인텔이 실적 기대감에 23% 넘게 급등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 등 주요 종목도 동반 상승했다.
국내 반도체주도 강하게 반응했다. SK하이닉스는 5.73% 오른 12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에는 7% 이상 급등하며 130만원을 넘는 ‘130만닉스’를 기록했다.
한미반도체와 제주반도체도 각각 26%대, 8%대 상승하며 업종 전반의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글로벌 수요 기대가 국내 종목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2.28% 상승한 22만4500원에 마감했다. 상승 자체는 이어졌지만, 업종 평균 대비로는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 비중이 높은 TIGER반도체TOP10 ETF가 5.69% 상승한 점과 비교하면, 개별 종목의 체감 격차는 더 크게 드러났다.
이 같은 흐름에는 종목별 기대감 차이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인공지능(AI) 수요 기대가 집중된 반면,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그 기대 반영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여기에 노조 리스크도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과반 노조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지난 23일 평택사업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한제를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다음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흐름은 투자자 반응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SNS에서는 “닉스는 6% 오르는데 삼전은 왜 이러냐”, “옆집은 130만 가는데 우리 집은 그대로다” 등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같은 반도체 업종 안에서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면서 체감 수익은 더 크게 갈린 셈이다. 시장에서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장기 흐름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AI 수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적 방향성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파업 이슈는 단기 변수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