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킨케어 열풍 10년, 이제 헤어케어가 판 키운다 [트렌드]

K-뷰티 10년…이번엔 ‘머릿결’로 세계 흔든다
탈모·두피까지 케어…기능성으로 승부수
글로벌 헤어케어 시장 2032년 309조원 전망

세계 뷰티시장에서 K-뷰티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스킨케어가 주도하던 글로벌 유통 채널에 한국의 헤어케어가 본격적으로 진입하며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쁘레땅백화점 K-뷰티관에서 판매중인 그래비티 샴푸. 폴리페놀팩토리 제공

2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K-헤어케어 제품은 두피 관리와 저자극 성분, 맞춤형 케어를 앞세워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단순한 미용을 넘어 두피 건강까지 고려한 기능성 접근이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윤기 나는 머릿결이 ‘K-글래스 헤어(K-Glass Hair)’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투명하게 빛나는 듯한 머릿결을 의미하는 이 표현은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관련 관리법과 제품을 찾는 수요도 빠르게 늘었다. 

 

 

쁘레땅 웨스트필드 파를리2점. 폴리페놀팩토리 제공

특히 미국시장에서 K-헤어케어 약진이 가파르다.  KAIST 스타트업 폴리페놀팩토리가 개발한 탈모 케어 샴푸 ‘그래비티 샴푸’는 최근 프랑스 명품 백화점 ‘쁘렝땅’에 입점했다고 밝혔다. 쁘레땅 백화점은 갤러리라파예트, 르봉마르쉐와 함께 프랑스 3대 명품 백화점으로 불린다. 국내 샴푸 브랜드가 이들 주요 백화점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비티 샴푸는 KAIST 이해신 석좌교수 연구팀이 홍합의 접착 원리에서 착안해 개발한 폴리페놀 기반 특허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기능성 원료와 과학적 접근을 앞세워 출시 초기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4년 4월 국내에서 제품을 출시해 109시간 만에 초도물량이 모두 팔렸고,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85만병을 돌파했다. CES 2026 참가 기간 동안엔 아마존 매출이 10배 이상 급등하고, 론칭 한 달 만에 주력 제품이 완판되는 등 초기 물량이 연이어 조기 품절됐다. 

 

업계에서는 K-샴푸가 유럽 프리미엄 유통망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세포라에 입점한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의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는 미국 뷰티 유통 채널 세포라 온·오프라인에 동시 입점하며 K-헤어케어 브랜드 최초 사례를 만들었다. 코스트코 온라인몰 입점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까지 유통망을 확대한 데 이어, 북미 진출 이후 매출이 800% 이상 신장했다. 아마존 프라임데이 ‘헤어 리그로스 샴푸’ 부문 2위, 틱톡 누적 노출 5000만회를 기록하는 등 디지털 채널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궁중비책의 어린이용 샴푸 및 컨디셔너는 지난달 25일부터 7일간 진행된 미국 아마존의 대형 할인 행사 ‘빅 스프링 세일(Big Spring Sale)’에서 헤어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100위권에 진입했다. K-뷰티 영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해당 카테고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키즈 샴푸’와 ‘키즈 컨디셔너’ 검색에서 대표 제품으로 노출되며 성인 중심이던 K-헤어케어 시장에서 새로운 틈새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헤어케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139억 달러(약 175조원)에서 오는 2032년 약 2135억 달러(약 309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탈모와 두피 관리 중심의 기능성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기능성 탈모케어 시장이 2025년 약 29억달러에서 2030년 4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에서도 샴푸와 컨디셔너가 전체 시장의 약 88%를 차지하며 핵심 제품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K-뷰티가 스킨케어를 넘어 헤어케어까지 영향력을 넓히며 ‘K-헤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으로 경쟁력을 입증한 K뷰티는 헤어케어 분야로 확장하는 추세”라며 “기술력과 성분 경쟁력을 앞세운 K-헤어케어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