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장 대표가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공언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본인이 결단해야 한다'는 주장과 '대표를 흔들지 말라'는 요구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하 의원은 28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분노의 대상이 장 대표가 돼버린 상황이 된 게 제일 위험하다"며 "최근 지방에서는 '거기(장동혁) 때문에 나 못 찍겠어'라는 얘기가 진짜 많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다수 지역에서 선거 분위기를 끌고 가는 마당에, 장 대표가 이슈의 중심이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득표에 도움 될 것이 없다는 계산에서다.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는 전날 일제히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으나, 장 대표와 공동 유세를 한 후보는 아직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구와 경북·강원·부산 등 4개 지역에서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의 전통적인 지지층 결집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영남권을 중심으로 김 전 장관에게 SOS를 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역 시·도지사 후보들이 장 대표와 거리두기에 나서며 독자 선대위를 꾸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 후보로 공천된 유의동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선거가 40일도 채 안 남은 기간에 이 문제를 갖고 싸우면 갈등과 분열만 보여줄 것"이라며 "(장 대표의 2선 후퇴나 사퇴가) 실제로 남은 기간에 가능한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당의 도움을 요청하는 개별 후보들은 거의 없을 것 같다"며 "철저하게 지역 중심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SBS라디오에서 "이 와중에 당 대표가 물러나면 더 큰 혼란이 있게 될 것"이라며 "단일대오로 똘똘 뭉쳐 선거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앙당 사무처는 최근 후보들이 빨간색 점퍼와 함께 흰색 점퍼도 공식 착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후보들이 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을 기피하는 현상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장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장 대표 측은 일단 '로우키'를 유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6일 인천, 22일 강원 양양을 찾았지만, 이번 주에는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제36주년 주택관리사의 날 기념 한마음 대축제' 참석 일정 외엔 지역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대표는 중앙에서 메시지만 내면 된다"며 "지금 가면 분란만 있을 텐데 뭘 더 가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원내지도부는 통상 국회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의총을 잡지 않았다. 일각에선 지도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표면화하는 걸 막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총을 소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특별히 열어 공지할 내용이나 토론할 내용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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