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한국 법인에 대해 세무당국이 부과한 세금 762억원 중 687억원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실상 승소 판결에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생태계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나진이 부장판사)는 28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넷플릭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가 취소를 구한 세액 합계 약 762억원 가운데 약 687억 원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종로세무서장이 부과한 법인세 부분이다.
이번 소송은 국세청이 2021년 넷플릭스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800억원 상당의 세금을 부과한 것이 발단이 됐다. 넷플릭스는 2020년 국내에서 약 415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납부한 법인세는 21억여원에 그쳤다. 조세심판원을 거쳐 세금 규모가 일부 줄었으나 넷플릭스는 이에 불복해 2023년 11월 762억원의 세금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쟁점은 넷플릭스의 한국 법인이 네덜란드 법인에 지급해온 금원의 성격을 저작권 사용료로 볼 수 있는지였다. 과세당국은 넷플릭스코리아가 넷플릭스 영상 콘텐츠의 국내 전송권을 가지므로 이를 저작권 사용료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측은 콘텐츠 제공 주체가 해외 법인이고 국내 법인은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중개·판매하는 역할에 그친다고 맞섰다. 관련 수익 역시 해외에서 발생한 만큼 국내 법인에 원천징수 의무는 없고 과세 대상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넷플릭스 측 입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국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넷플릭스 콘텐츠의 저장·전송 등 핵심적 기능은 해외 법인 통제에 있는 서비스 아키텍처 등을 통해 해외 법인이 행하고 있다”며 “넷플릭스 코리아는 국내에서 서비스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며 광고 등 보조적·부수적 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넷플릭스코리아가 해외 법인에 지급한 돈을 해당 영상 콘텐츠의 저작권을 사용하는 데 대한 대가라고 보긴 어렵다”며 “오히려 넷플릭스가 국내 소비자에게 해당 콘텐츠에 대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실제 제공하는 데 대한 대가라고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가 원고를 매개자로 해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 자체를 법적으로 조세 회피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실현되는 과세소득이 낮아 불합리한 결과가 도출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넷플릭스코리아 측은 이 같은 선고에 “넷플릭스는 한국의 조세법 및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한국 콘텐츠와 관련 생태계에 장기 투자를 이어가며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며 “오늘 결정과 무관하게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한국 및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여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