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난장판 경선, 단일화 불복… 교육감 선거 이대론 안 돼

서울·경기 교육감 선거 이전투구
진영이 아니라 정책으로 승부해야
선관위 위탁 등 제도 개선이 시급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가 이전투구 양상이다. 진보·보수 진영 단일화 과정에서 투표단 참가비 대납 정황이 포착되고, 경선 결과 불복 등의 잡음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정작 교원이나 학생을 위한 교육정책과 비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교육감 선거의 고질적 문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후보들이 반교육적인 행태를 보이는 건 학생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나.

서울에서는 정근식 교육감이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됐지만, 시민참여단 구성 과정에서 대리 등록과 참가비 대납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나 시끄럽다. 한만중 후보는 “선거인단 상당수가 투표하지 못했다”며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위원회’를 고발했다. 특히 1인당 가족 등 6명까지 대리 등록과 참가비 대납을 허용하기로 후보들이 합의한 것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크다. 보수 진영에서도 윤호상 후보가 선출됐지만 류수노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불복 조짐을 보인다. 경기도에선 안민석 후보가 진보 진영 단일 후보가 됐지만 역시 선거인단 참가비 대납 의혹이 불거져 후보 선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제기된 상태다. 전국 곳곳에서 단일화에 따른 경선불복과 법정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감 후보 경선이 이 지경에 이른 데는 무엇보다 현행 교육감 선거제도 자체의 결함 탓이 크다. 2006년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가 올해로 20년을 맞았는데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진흙탕 싸움이 끊이지 않는 건 구조적인 문제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정당 개입을 배제했지만, 유권자의 무관심이 더해지면서 진영 대결에 갇혀 단일화에만 목을 매는 게 현실이다. 각 진영 시민단체 인사들이 선거 때 일시적으로 모여 단일 후보를 뽑는 구조라 불공정 논란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교육감 출마자들 사이에서 “차라리 정당 공천이 투명하다”는 말이 나오겠나.

이대로는 안 된다. 국회와 교육계의 무능과 무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정치판이 돼 버린 교육감 선거를, 정치중립이란 형식논리로 ‘눈가리고 아웅’해봐야 부작용만 커질 뿐이다. 시민단체에 맡겨 진행해 온 선거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국립대 총장 선거처럼 교육감 후보 경선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만하다. 2030년 선거에서도 같은 한탄이 나오게 해선 안 될 것이다. 유권자들도 후보들 능력과 정책을 꼼꼼히 따져보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