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즌2” vs “박원순 시즌2”… 정원오·오세훈 ‘프레임 공방’

달아오르는 서울시장 선거전

鄭 후보, 선대위 첫 공개회의 열어
“李대통령과 저는 같은 곳을 본다
吳, 일 잘하는 李정부에 시비 걸어”

吳, 일반 시민 내세운 선대위 가동
“鄭, 내란 프레임에 기대어 물타기
정치권 공방 끌어들여 본질 흐려”

6·3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서로를 향해 가시 돋친 말을 주고받았다. 정 후보는 오 후보를 향해 “선거 때마다 세금 문제를 꺼내 불안을 자극하고, 부동산 갈등을 키운다”며 “실망”이라고 직격했다. 오 후보는 정 후보를 향해 ‘박원순 시즌2’라거나 “‘내란 프레임’에 기댄다”고 했다. 본격적인 선거전의 막이 오르면서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정 후보는 28일 서울 중구 캠프 사무소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첫 공개회의를 열고 “오 시장은 여전히 2022년 낡은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후보를 향해 “후보 선출 직후 첫 일성은 참으로 실망스러웠다”며 “시민 삶보다 보수 재건을 먼저 말했고,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에 매달렸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뉴시스

오 후보 측도 일반 시민을 전면에 내세운 ‘삶의질특별시 서울’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그는 이날 서울 용산구 청파동 새마을금고 대강당에서 필승결의대회를 열었다. 오 후보 캠프는 중량감 있는 정치권 인사 대신 ‘안심소득’과 ‘청년취업사관학교’ 등 오 후보의 시정 정책을 경험한 시민 12명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장동혁 지도부와 거리를 두고 ‘윤어게인’ 세력과 단절하는 차원에서 독자적인 선대위 구성에 신경 쓴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은 서로에게 가장 약점이 될 수 있는 인물을 거론하며 ‘시즌2’ 구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정 후보는 오 후보에게 “윤석열정부의 무능과 폭주 앞에서는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하더니, 이제 일 잘하는 이재명정부를 향해 시비를 걸고 있다”며 “나라가 정말 어려울 때는 침묵하더니, 이제 나라가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는 거꾸로 날을 세운다”고 사실상 ‘윤석열 시즌2’라며 비판했다.

노동문화제 참석한 吳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앞줄 오른쪽)가 28일 서울 영등포 아트홀에서 열린 세계노동절 기념식 및 서울지역 노동문화제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예비후보 등록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해 시민들과 만나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다. 연합

반대로 오 후보는 정 후보를 공격하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언급한다. 오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 후보가 ‘박원순 시즌2’ 논쟁을 피하고 있다”며 “실패를 인정하자니 지지층 이탈이 두렵고,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놓자니 잃어버린 10년의 상처가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 후보는 민주당이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내란 프레임’에 기대어 물타기를 하려는 듯하다”며 “서울의 삶과 미래와는 무관한 정치권 공방을 그대로 끌고 들어와 본질을 흐리는 모습은 서울시장 후보답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띄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두고 정 후보가 한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는 “실거주 1가구 1주택자의 현행 권리는 보호돼야 한다”고 발언했는데, 그에 앞서 오 후보는 “장특공제 폐지는 국가 폭력”이라며 정 후보 입장을 촉구한 바 있다. 서울이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만큼 이를 파고들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청년 창업가 만난 鄭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운데)가 28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에서 열린 ‘정원오의 찾아가는 간담회’에서 청년 창업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 후보는 창업 도전자 1000명을 선발해 1인당 최대 6000만원을 지원하고, 1000억원 규모의 청년창업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뉴시스

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오 후보 측이) 자꾸 장특공제와 ‘박원순 시즌2’ 얘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그럴수록 저희는 오 후보 측을 ‘윤석열 시즌2’로 각인시킬 수밖에 없어서 오 후보 측에 좋은 전략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윤석열정부의 무능을 오 후보와 연결 짓는 동시에 자신과 이 대통령의 호흡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 대통령과 정원오는 같은 곳을 본다”며 “실사구시와 행정 효능감으로 결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 후보는 보수 결집과 당의 미래를 바라본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필승결의대회에서 “선조들은 엄동설한이 와도 까치가 굶어 죽을까 봐 홍시 하나 남겨뒀는데 오세훈이 까치밥이 되겠다”며 “우리 당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이 몇 명 안 남았는데 이 사람들을 키워서 미래를 기약해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