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올해도 대량 출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천 계양산 등 주요 발생 지역은 벌써부터 땅속과 낙엽층에서 러브버그 유충이 집단으로 발견되는 등 대체 수 증가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선제 방제에 나선 상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과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22일부터 계양산 정상 일대 약 900㎡ 규모 구역 9곳에 유충 방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투입된 방제제는 ‘BTI(Bacillus thuringiensis israelensis)’로, 특정 곤충 유충에만 작용하는 친환경 미생물 제제다.
연구진은 성충이 출몰하기 전 유충 단계에서 개체 수를 줄이는 것이 피해 확산을 막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러브버그는 번식력이 강해 한 쌍이 수백 개의 알을 낳는 만큼,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여름철 대량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러브버그는 통상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 대량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 수인천 계양산 정상과 등산로 일대가 러브버그 대량 출몰로 검게 변하며 민원이 전년 대비 7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그 무렵 유튜버들이 계양산에 찾아간 영상들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튜버 감스트는 당시 계양산에 오르며 "닭똥 냄새 있지 않냐. 그 비슷한 냄새가 250배 정도 난다"며 경악한 바 있다.
러브버그 확산 범위도 해마다 넓어지는 추세다. 최근 몇 년 사이 인천 전역과 서울 25개 구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성충이 관찰됐고, 올해는 수도권 외 지역으로까지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계절성 현상을 넘어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심에서 대량 발생하는 곤충을 ‘법정 관리종’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자체 역시 유충 서식지 제거와 친환경 방제 작업을 병행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만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으로 분류된다. 낙엽을 분해하고 꽃가루받이에 기여하는 등 생태계에서 긍정적인 역할도 수행한다.
그럼에도 대량으로 출몰할 경우 건물 외벽과 차량, 보행 공간을 뒤덮으며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한 쌍이 붙어 다니는 특유의 모습으로 거부감을 키워 사실상 ‘도심 재난’처럼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