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14곳으로 늘어나면서 '미니 총선급'으로 판이 커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인만큼 '정권 안정론'과 '정권 심판론'을 기치로 여야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 5자 경쟁 '평택을'·3자 대결 '부산 북갑'…단일화 변수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은 이번 재보선의 '핫 플레이스'로 꼽힌다.
평택을은 민주당 김용남·국민의힘 유의동·조국혁신당 조국·진보당 김재연·자유와 혁신 황교안 후보가 출마해 5자 구도가 형성됐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압도적 지지를 받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후보들은 일단 각자도생에 나섰지만, 승패 전망이 뚜렷하게 갈리는 여론조사가 나올 경우 단일화가 급추진될 수 있다.
부산 북갑은 민주당에선 이날 당에 '인재 영입'된 하정우 전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비서관의 공천이 유력하고, 국민의힘에서는 국가보훈부 장관을 지낸 박민식 전 의원의 출마가 거론된다.
여기에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3파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한 전 대표의 출마로 보수표가 분산될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추이에 따라 국민의힘 후보와 한 전 대표 간 '보수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기 하남갑, 충남 공주·부여·청양, 울산 남갑은 보수세가 만만찮아 민주당이 '전략 지역'으로 분류하는 곳이다.
수도권에서 비교적 보수세가 강하다고 평가받는 하남갑은 지난 총선에서 추미애 의원이 국민의힘 이용 전 의원을 1.17%포인트(p) 차로 꺾은 곳이다.
법무부 장관과 당 대표를 지낸 추 의원이 신승한 지역구인 만큼 민주당은 3선 의원이자 강원도지사를 지낸 '중량급 인사' 이광재 후보를 배치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용 전 의원과 이창근 하남을 당협위원장이 일찌감치 표심을 다지고 있다.
공주·부여·청양의 경우 박수현 의원과 국민의힘 정진석 전 의원의 지난 총선 득표율 차이가 2.24%p에 불과할 만큼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던 곳이다.
울산 남갑은 지난 총선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상욱 의원이 승리한 지역구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했다.
최근 울산시당을 창당하며 지역 접점을 넓히는 개혁신당이 후보를 낼 경우 진보와 보수 진영 간 선거 구도는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 與, 압승 기대 속 자만 경계…국힘 "與 실책 기대"
재보선이 열리는 14곳 중 13곳이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만큼 민주당은 사수를, 국민의힘은 탈환을 목표로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60%대를 유지하고, 국민의힘과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민주당 내에선 압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지도부는 자만을 경계하고 있다.
당내에서 13석 모두를 가져오더라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있는 상황에서 일부 의석을 뺏길 경우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이연희 전략기획위원장은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최근 여론조사 동향을 공유한 뒤 '다 이긴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되고 오만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압승했던 2018년 지방선거 때 국정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 높았고, 최근 부산·울산·경남에서 여야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게 당 지도부의 인식이다.
특히 영남에서 보수 결집 흐름이 이어지는 분위기도 민주당이 경계심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민주당 수도권 한 의원은 "부산과 울산 재보선은 특히 안심할 수 없어 보인다"며 "여당 후보의 잘못된 언행 하나라도 나오면 전국 선거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재보선 판세가 당에 유리하지 않다고 보면서도, 남은 기간 민주당의 실책이 이어진다면 예상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당 관계자는 "추경호 의원이 사퇴한 대구 달성만 지켜도 본전"이라면서도 "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면서, 유능한 일꾼들을 보내 승부수를 던진다면 기대 이상의 결과도 거둘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재보선에서 여당 과반 의석이라는 국회 지형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의석을 탈환할 경우 여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도 기대한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