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두 달이 지나면서 그렇지 않아도 악화일로였던 이란 서민층의 생활고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29일 이란 현지 언론의 발표를 종합하면 이란 정부는 이달 20일 올해(이란력으로 3월 21일부터 시작)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45% 인상해 일일 554만1천850 리알로 고시했다.
한 달(30일)로 치면 월 최저임금은 약 1억6천626만 리알이 되는데 비공식 시장환율을 기준으로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98달러(원화 약 14만5천원) 정도다.
이란에서는 올해 1월 리알화 가치 폭락과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테헤란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했는데 이 시위가 체제 자체를 비판하는 성격으로 점점 변모하자 이란 정부와 군부는 '적이 선동한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강경하게 유혈진압했다.
한 달여 뒤 터진 전쟁으로 민심의 동요는 일단 동결됐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이란 수뇌부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원유와 가스를 어느 정도 수출하면서 전비를 댈 수 있었던 러시아와 달리 이란의 현금줄인 원유 수출이 미국의 해상봉쇄로 상당 부분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임계점에 가까워진 이란의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면 이란의 체제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고 이란 수뇌부는 결국 유일한 해법인 제재 해제를 위해 미국과 협상에 응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소 연 수십조원대로 추정되는 '호르무즈 통행료'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같은 맥락이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