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성장 한계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둔화된 신용카드사들이 법인카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카드업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법인카드 고객은 연체율이 낮고 건당 결제금액이 큰 데다 기업대출이나 임직원 대상 영업 등 부수 거래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법인 고객은 한 번 회원이 되면 타사로 옮겨가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최근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카드사 간에 고객을 뺏고 뺏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법인카드 시장 순위도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이다.
법인카드 시장 선두를 달리는 KB국민카드는 2023∼2025년 3년 연속 법인카드 결제액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KB국민카드는 법인카드(신용·체크 합산, 구매전용 제외) 시장 점유율 19.19%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하나카드(17.49%), 신한카드(16.44%), 우리카드(15.60%), 삼성카드(11.82%) 순이었다. 최근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2위권 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법인카드 가입사는 건당 결제액이 큰 데다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작은 우량고객이다. 여신금융협회 집계 결과 올해 2월 기준 평균 승인금액이 개인카드는 3만9310원인 반면 법인카드는 16만1058원에 달했다.
또 법인세 등을 카드로 결제할 경우 많게는 몇백억원이 더해져 카드사 전체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추가로 기업대출이나 임직원 대상 개인카드 영업도 기대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쟁 심화와 업황 악화로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카드사들에게 법인카드는 점점 더 중요한 고객이 되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주는 곳으로 고객들이 이동하는 만큼 카드사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법인 신용카드 중 처음으로 국제브랜드 수수료와 해외이용 수수료를 모두 전액 감면해 주는 ‘마이 컴퍼니 글로벌(MY COMPANY GLOBAL)’을 이날 공개했다. 이 카드는 해외 가맹점 결제 시 결제금액의 0.5%(소기업은 0.7%)를 한도 제한 없이 법인 리워드로 적립해 준다.
현대카드는 올해 2월 국내 법인카드 업계 최초로 우버 이용 요금 혜택을 주는 ‘우버(Uber) 포 비즈니스’ 서비스도 도입했다. 현대카드 측은 “이 서비스는 출장이 많거나 해외 서비스 진출을 앞둔 기업들에 특히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영업 경쟁력 강화를 본격화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KB국민카드는 저수익 전략 매출을 제외한 ‘일반 기업카드 매출’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업카드 시장에서는 국세·지방세 납부 등 마진이 낮은 전략적 매출을 통해 단기간에 외형을 키우는 방식이 가능하지만, 이는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비용 부담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략 전환에 따라 KB국민카드는 기업영업본부를 신설하고, 기업·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 기능을 본부 단위로 일원화했다. 기업영업본부 아래에는 기업고객과 가맹점 마케팅을 전담하는 우수기업영업부 4개와 기업영업부 14개를 신설, 지역 거점 영업체계를 구축했다.
신한카드도 “그룹 내 타 계열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수익성 중심의 영업 확대 및 신시장 발굴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진성원 대표 취임 후 기업카드 사업에서 질적 성장 전략을 실행하는 데 주력했다. 우리은행을 통한 영업 외에도 신규 고객 확보 채널을 다변화하고 카드 발급 편의성을 높였다.
일찌감치 기업카드 성장을 주요 경영 방향으로 정해온 하나카드는 올해 하나은행 등 그룹 내 관계사를 하나카드 고객으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다양한 기업 업종 및 규모 등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