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싱크탱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가 북한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두되 북핵의 현실을 인정하고 북한과 위기관리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군이 유사시 선제타격 체계인 ‘킬 체인’도 중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차 석좌는 28일(현지시간)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북핵을 둘러싼 현실이 변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이었던 차 석좌는 미 조야의 대표적 대북 매파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30여년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로 대표되던 북핵 대응 방식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뿐만 아니라 미국 내 전체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는 북한과 군축·비확산 협상 등 미·북 사이 ‘위기관리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차가운 평화’(cold peace)로 명명했다. 이어 “킬 체인은 선제 전략이고 북한의 핵무기 발사를 초래할 수 있다”며 “(한국은) 킬 체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킬 체인 대신 장거리 정밀 타격 등 한국군의 능력 강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재명정부는 이 전략에 동의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한국 측에서 동맹의 약화나 포기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차 석좌가 북핵 문제에서 위기관리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한 것은 이란, 쿠바 등 확대되는 미국의 전선을 제한하고, 아시아에서 북한·중국·러시아 등의 핵 선제 사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는 장기적으로 중국,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를 벌리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