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부대 내 성고충 피해 여전히 ‘쉬쉬’

목격 간부 16.7%만 직접신고
피해자 2차 가해 등 우려 기피
“보호중심규율 구조 드러나야”

군이 성고충 피해 대응 체계를 마련했지만, 피해자 대다수가 상담이나 신고 후 불이익 등을 우려해 체계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연합뉴스

29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8∼10월 진행한 ‘군 성고충 대응 체계 및 운영 현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군인 총 1606명(간부 480명·병사 980명, 성고충전문상담관 146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년간 성고충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한 간부 비율은 성희롱 3.3%, 성폭력 1.9%, 디지털 성폭력 1.1%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담·신고를 결심한 이는 11.1%에 불과했다. 미신고 사유로는 ‘신고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2차 피해를 볼 것 같아서’, ‘문제 간부로 낙인찍힐 것 같아서’ 등이 각각 25.0%로 가장 많았다.



부대 내 성고충을 목격한 간부 비율은 성희롱 5.9% 성폭력 1.9%, 디지털 성폭력 0.4% 수준이었으나 이를 직접 신고한 이들은 16.7%에 불과했다. 병사의 경우 성고충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성희롱 3.1%, 성폭력 1.8%, 디지털 성폭력 1.8%로 나타났고 경험자 중 40.0%만이 관련해 상담·신고했다고 답했다. 미신고 사유로는 ‘2차 피해를 볼 것 같아서’, ‘상담·신고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등이 각각 33.3%로 가장 많았다.

인권위는 군이 성고충 대응체계를 강화했으나 위계질서와 법 집행의 충돌, 신고자 보호 미흡, 성고충 처리 인력 전문성 부족 등에 따라 신고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김구슬 현장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서울YWCA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현 대응체계엔 규범 간 정합성이 부족하고, 피해자 권리의 법적 구조화가 미흡하다. 법제 전반을 일관된 체계로 정렬하지 못해서 비롯된 문제”라며 “군기 문제로 다루던 성폭력을 독립된 인권침해 및 범죄행위로 명확히 하고, 피해자 보호 중심 규율 구조가 드러나게 해야 한다. 징계절차에서 외부 인원 참여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