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호프’, 첫 스틸 공개…베일 걷은 ‘정체불명 공포’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오랜 침묵 끝에 처음으로 스틸 이미지를 공개하며 베일을 걷기 시작했다. 그간 단 한 장의 사진도 공개되지 않아 쌓인 궁금증이, 비로소 몇 개의 장면으로 응답을 내놓은 셈이다.

 

영화 ‘호프’ 속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포지드필름스 제공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30일 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 이 등장하는 ‘호프’ 촬영 스틸 6종을 공개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 항구 마을 ‘호포항’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출현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경찰서장 범석(황정민)이 지역 청년들로부터 산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불안한 소식을 듣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소식은 마을 전체를 잠식하는 공포로 번지고, 훨씬 더 기이한 사건으로 확대된다.

 

이번에 공개된 스틸은 설명되지 않는 존재 등장, 그리고 그것이 불러오는 균열의 순간을 암시한다. 범석(황정민)과 마을 청년 성기(조인성)는 총을 든 채 어딘가를 응시하고, 경찰차 안의 성애(정호연)는 충격에 사로잡힌 얼굴로 시선을 빼앗긴다. 

 

영화 ‘호프’ 속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포지드필름스 제공

약 500억 원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호프’는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나 감독의 신작이다. 한국과 할리우드 배우들이 결합한 나 감독의 첫 국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에 더해,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 등이 출연한다. 다만 이들의 역할과 서사는 여전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이 작품은 다음 달 12일 개막하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칸 경쟁 부문은 세계 각국의 주요 감독 신작 가운데서도 예술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은 소수 작품만이 진출하는 자리다. 한국 영화로는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이후 4년 만의 진출이다. 상업성과 장르성을 밀도 높은 연출로 결합해온 나 감독의 영화가 이 무대에 오른 것은, 그가 구축해온 세계에 대한 국제적 신뢰와 기대를 동시에 보여준다.

 

영화 ‘호프’ 속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포지드필름스 제공
영화 ‘호프’ 속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포지드필름스 제공

티에리 프레모 칸 집행위원장은 이 작품을 소개하며 “상영시간은 2시간이 넘고, 장르가 끊임없이 변화하며, 지금까지 한 번도 이야기된 적 없는 역사 바깥의 이야기를 펼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나 감독은 이미 칸에서 자신의 궤적을 축적해온 연출자다. 그가 연출한 장편 4편 모두 칸에서 상영됐다. 데뷔작 ‘추격자’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황해’는 ‘주목할 만한 시선’, ‘곡성’은 비경쟁 부문에서 초청되며 매번 다른 방식으로 존재를 각인시켜왔다.

 

영화 ‘호프’ 속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포지드필름스 제공

‘호프’는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가장 거대한 규모의 프로젝트로 평가되며, 향후 세계관의 확장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여전히 많은 것이 가려져 있다. 몇장의 이미지가 던진 질문만이 남아 있다.

 

‘호프’는 다음 달 칸에서 첫 공개된 뒤, 국내에서는 올여름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