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BGF로지스, 노사 합의 조인…운송료 인상·숨진 조합원 명예회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BGF리테일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가 운송료 인상 등에 합의하면서 극단에 치달았던 갈등이 타결됐다.

 

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30일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운송 환경 개선과 집회 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화물연대 조합원에 대한 명예회복 등을 골자로 하는 단체합의서 조인식을 진행했다.

 

CU BGF 로지스 이민재 대표(왼쪽)와 민주노총 화물연대 김동국 위원장이 30일 경남 진주시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열린 단체합의서 조인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원래 조인식은 전날 양측이 단체합의서에 잠정 합의하면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숨진 조합원에 대한 명예회복 방안을 두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하루 연기되는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양측은 이와 관련한 세부 문구 조정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이번 파업 사태가 일단락됐다.

 

이날 조인식에는 이민재 BGF로지스 대표와 김종인 화물연대 교섭위원장 등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화물연대는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성과로 그동안 부정된 교섭 주체성과 노동조합으로서 지위를 사측이 실질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양측은 단체교섭을 정례화하고, 파업으로 인한 불이익을 철회해 화물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데에 중지를 모았다.

 

또 실질적인 처우 개선안도 구체화했다.

 

양측은 운송료를 기존 대비 7% 인상하고, 특수고용직인 화물차주들에게 분기별 1회(연 4회) 유급휴가를 보장하기로 했다.

 

대차비용에 상한 기준을 마련해 화물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휴식권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물류 차질 등에 대해 사측이 제기했던 손해배상 청구와 가처분 신청을 전면 취하하는 민·형사상 면책 조항도 포함됐다.

 

조인식 지연의 핵심이었던 숨진 조합원의 명예회복과 관련해 사측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화물연대는 이를 진정성 있는 합의라고 평가하면서도, 공권력에 의한 책임 규명은 별개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동국 화물연대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화물연대를 교섭 대상으로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조합원의 비극적 사망은 과도한 공권력 투입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며 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요구를 끝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재 BGF로지스 대표는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또 상품 공급 차질로 불편을 겪은 고객들께 회사를 대표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이 대표는 “이번 협약이 물류 환경을 개선하는 이정표가 돼 향후 안정적 물류 공급 체계가 확립되길 기대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노사가 서로 신뢰하는 건강한 노조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소중한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화물연대는 숨진 조합원 장례 절차와 관련해 '노동·시민사회장'을 준비하며 뜻을 계승하는 투쟁을 지속할 방침이다.

 

합의서 체결을 기점으로 지난 20일부터 이어온 진주 물류센터 봉쇄도 해제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 22일 상견례를 포함해 5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양측은 합의점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