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동물원에서 탈출 후 9일 만에 돌아온 늑대 ‘늑구’ 생포 작전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는 늑구 구조에 참여한 진세림 수의사가 출연했다. 그는 “늑구가 직접 ‘유퀴즈’에 나갈 수는 없으니, 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 한 명은 나가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그게 내가 됐다”며 출연 소감을 전했다.
진 수의사는 늑구의 탈출 원인에 대해 “늑대가 땅을 파는 성질이 있다. 땅 밑 1m까지 철조망을 박아뒀는데, 땅 속에 있다 보니 부식된 부분이 있었다. 약해진 부분을 뜯고 나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탈출한 이유에 대해서는 “늑구를 앉혀놓고 물어보지 않는 이상은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탈출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의 수의사들이 협력해 생포 작전에 나섰다. 진 수의사는 “과녁을 만들어서 거리별로 마취총을 쏘는 연습을 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정말 열심히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20m 거리에서 과녁을 맞추는 연습을 했는데, 그 20m를 맞춰주신 분이 야생동물 포획 전문가님이다. 그분이 소리 안 나게 걷는 법도 알려주시고, 밟아도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을 다 지시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진 수의사는 1차 포획 실패 당시를 떠올리며 “놓쳤을 때 늑구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늑구가 머물던 곳 바로 뒤가 고속도로였다”고 말했다. 이어 “덤프트럭 소리가 들리더라. 로드킬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나 때문에 늑구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늑구는 이후 마취총을 통해 무사히 생포됐으며, 구조 과정에서 낚싯바늘이 몸에서 발견돼 추가 처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진 수의사는 “내가 마취한 사람이지만 모든 과정에 각자의 역할이 있었다”며 현장에 참여한 인력들의 협업을 강조했다.
한편 늑구는 한국 늑대 복원 사업을 통해 태어난 3세대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