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파업의 불씨가 됐던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에서 대법원이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실제 근로시간보다 긴 '간주 근로시간'(보장 근로시간)만큼 연장·야간근로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30일 서울의 시내버스 회사 동아운수 근로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의 원심(2심)을 일부 파기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심에서 근로자들이 패소했던 부분 중 일부만 파기하고 나머지는 유지했다.
원심 판단 중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부분은 유지됐다.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을 반영한 통상임금에 따라 수당을 다시 산정하고, 이보다 적게 지급된 수당과의 차액을 회사가 지급하라는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봤다.
앞서 동아운수 근로자들은 2015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수당을 재산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과거 '고정성'이 있어야 통상임금이라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원고 패소로 판결했으나, 2심이 진행 중이던 2024년 대법원이 고정성 요건을 폐지하는 새로운 판례를 내면서 국면이 달라졌다.
2심은 새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작년 10월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간주 근로시간보다 짧은 실제 근로시간만큼 수당을 지급하도록 판결했고, 근로자들은 이 부분에 상고했다.
이번 판결은 통상임금의 고정성 요건이 사라진 대법원 판례가 시내버스 회사에 적용된 첫 사례로, 전국 시내버스 회사의 임금에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1월 서울 시내버스의 파업이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동아운수 2심 판결 후 진행한 임금 협상에서 높아진 통상임금을 반영한 임금 체계 개편과 임금 인상률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역대 최장인 2일간 파업으로 치달았다.
이번 판결이 향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확정되면 시내버스 회사들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을 비롯해 준공영제를 채택한 지역은 버스 운송회사의 손실을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하는 구조인 만큼 공공 재정 투입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대해 "시내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재정 부담이 커진 상황에 우려가 있다"며 "늘어날 인건비와 관련해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2심(파기환송심)을 거쳐야 하는 만큼 상황을 계속 지켜보면서 사업자 조합(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함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대한민국 최고법원이 서울시 시내버스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확인했다"며 "서울시가 예산 핑계와 절차적 회피로 일관하며 명백한 임금 체불을 지속한다면 이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반영한 수당과 실제 지급해온 수당의 차액을 지급하라고 촉구하며 "서울시와 사업주들이 체불임금 청산을 거부한다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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