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중심으로 ‘저도수’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위스키 시장의 전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캄파리코리아도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캄파리코리아는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신규 글로벌 캠페인 전개와 팝업스토어 ‘켄터키 인 서울’ 운영 계획을 밝혔다. 와일드터키가 오랜 시간 지켜온 ‘변하지 않는 기준’과 철학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등이 소개됐다.
와일드 터키는 “옳다고 확신한다면 절대 바꾸지 마라(WHEN YOU KNOW IT'S RIGHT, DON'T CHANGE A DAMN THING)”는 메시지를 내세우며, 50.5도 병입과 긴 숙성 기간 등 고유의 제조 철학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와일드 터키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50.5도의 높은 병입 도수와 긴 숙성 기간을 유지해 온 아메리칸 버번 위스키다. 오크통 속에서 숙성되는 동안 매년 일부가 증발하는 이른바 ‘엔젤스 쉐어(Angel’s Share)’가 발생하며, 연간 약 2~5%가 자연 증발한다. 와일드 터키 생산지인 켄터키 지역은 따뜻한 기후로 인해 장기 숙성이 쉽지 않지만, 이 같은 환경에서도 긴 숙성 기간을 고집하는 몇 안 되는 사례로 꼽힌다.
김민석 와일드터키 브랜드 매니저는 “대표 제품인 와일드 터키 101은 6~8년 숙성 원액을 블렌딩해 만들어진다”며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더 깊은 풍미를 얻기 위한 와일드 터키의 고집”이라고 설명했다.
◆ 달라진 위스키 시장…다양한 소비 방식으로 재편
변화하는 위스키 시장에 대응하려는 전략도 엿볼 수 있었다. 김효상 캄파리코리아 대표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고도수 위스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음주 문화는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은 유지하되,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팝업 역시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위스키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하이볼 중심 재편’이다. 과거 위스키를 원액 그대로 즐기는 문화가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탄산수 등을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 일상적인 음주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는 주류 소비 감소가 회식이나 단체 중심의 음주가 줄어든 대신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날 행사에서는 와일드 터키 101을 활용한 하이볼 메뉴 3종이 소개됐다. ‘아시아 베스트 바 50’에 선정된 제스트, 르챔버, 소코바의 바텐더들이 참여해 각기 다른 스타일의 칵테일을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샌달 우드 하이볼’이다. 와일드터키101에 진저레몬 시럽과 아루굴라(루꼴라)를 믹싱한 하이볼로, 마무리에 스모키한 버블이 얹어 시각적 요소를 극대화했다.
잔에 입술을 가까이 대는 순간 버블이 터지며 은은한 스모키 향이 퍼지고, 후각을 먼저 자극해 한층 깊은 풍미를 완성한다. 단순한 미각을 넘어 향까지 함께 즐기는 ‘입체적 경험’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와일드 터키 관계자는 “오랜 기간 고수해 온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와 방향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도수 위스키를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본질은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버번 위스키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위스키 시장…소비 방식 재편에 ‘전환기’ 진입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위스키 수요는 최근 들어 상승세가 꺾였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 수입량은 2만7441t(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만586t) 대비 10.3% 감소한 수치다.
업계는 소비 방식 변화에 따른 ‘전환기’로 보고 달라진 주류 소비층에 대응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하이볼이나 칵테일에 적합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가볍고 자유로운 음용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 제품들은 하이볼 베이스로 활용되는 점을 적극적으로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대표적으로 짐빔과 제임슨 등은 하이볼 레시피와 전용 음용법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믹서블(mixable) 위스키’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하이볼 전용 잔이나 레시피 콘텐츠를 함께 제안하며, 일상적인 음용 경험으로 확장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산토리 위스키는 ‘가쿠하이볼’ 등 하이볼 중심의 음용 문화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왔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하이볼용 위스키를 주력으로 내세우거나 탄산수, 시럽 등을 함께 제안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는 더 이상 특정 방식으로만 즐기는 술이 아니다. 개인의 취향과 상황에 맞춰 다양하게 소비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하이볼은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제품 자체뿐 아니라 어떻게 즐길 수 있는지를 제안하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