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막대한 후원 아래 LIV 골프가 2022년 출범하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중심의 세계 남자 프로골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전통적인 72홀 경기 방식이 아닌 54홀 3라운드 경기에 개인전과 단체전을 함께 펼치는 등 기존 PGA 투어와 다른 경기 방식을 도입했고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는 등 기존 격식을 깨고 나와 주목받았다.
무엇보다 관심을 끈 것은 PGA 투어를 압도하는 상금 규모였다. LIV 출범 당시 대회당 총상금은 2500만달러(약 371억원)로 개인전 우승 상금만 400만달러(약 59억원)에 달해 PGA 투어 일반 대회 우승 상금의 2배가 넘고 메이저 대회 우승 상금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컷오프가 없기 때문에 최하위 선수도 최소 12만달러(약 1억7800만원)의 상금을 보장받았다. 2026시즌부터는 개별 대회당 총상금을 3000만달러(약 445억원)로 전격 증액하기도 했다. 엄청난 상금에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브라이언 디섐보(이상 미국), 욘 람(스페인)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PGA 투어를 떠나 LIV로 이적했다. 이 과정에서 LIV로 간 선수들과 PGA 투어에 남았던 선수 간에 감정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돈 잔치’와 함께 잘나갈 것만 같았던 LIV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30일 PIF가 LIV에서 철수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틴 오닐 LIV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날 일반 직원 및 선수들에게 주요 재정투자자였던 PIF의 지원 중단 사실을 공유하고 자금 조달을 위한 새로운 방안 계획을 알릴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LIV의 아버지’라 불리는 야시르 알 루마이얀 PIF 총재가 LIV 골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고 스포츠 비즈니스저널이 보도했다. 루마이얀 총재는 그레그 노먼 전 LIV CEO와 LIV 골프 창설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출범 초기 단체전 경쟁 체제 등 리그 운영 방식에 깊게 관여했고, 선수 영입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무엇보다 자금 조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LIV는 리그 출범 4년 동안 약 50억달러(약 7조4360억원)의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적은 관중 수, 저조한 TV 시청률로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는 최소 2031년까지는 적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암울한 전망을 담은 보고서도 나왔다. 특히 브룩스 켑카와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등 일부 스타 플레이어가 PGA 투어로 복귀하면서 LIV의 경쟁력은 더 약해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