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주민끼리 ‘부동산 연고전’… 메이플자이·원베일리 스포츠 대결

서초구 초고가 단지 스포츠 교류전 추진, 부의 연고전 되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 전경. 양다훈 기자

 

서울 서초구의 초고가 아파트 단지들이 주민 간 스포츠 교류전을 추진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을 상징하는 이른바 ‘대장주’ 단지들이 자산 규모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는 다음 달 16일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와 스포츠 교류전을 진행한다는 공지를 입주민에게 전달했다. 두 단지는 스크린골프, 탁구, 농구 등 3개 종목에서 승부를 겨룰 예정이다.

 

◆ 국가대표 출신까지 등판… 부동산계 ‘연고전’ 눈길

 

이번 교류전은 메이플자이 내 커뮤니티 시설에서 열린다. 스크린골프는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하며, 탁구와 농구는 단지 내 동호회원과 국가대표 출신이 운영하는 농구 교실 멤버들이 선수로 나설 계획이다.

 

이 소식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대학교 간 정기전인 연고전에 빗대어 ‘원메전’(원베일리-메이플자이 교류전)이라는 별칭까지 등장했다. 두 단지 모두 평당 2억 원을 호가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자산 가치를 지녔다는 점에서 대중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 72억 원대 ‘자산가 공동체’… 견고해지는 계층 장벽

 

실제로 래미안 원베일리는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가가 72억 원에 달하며, 지난해 입주한 메이플자이 역시 같은 면적이 최고 56억 원에 거래된 바 있다. 앞서 원베일리는 입주민 대상 중매 모임인 ‘원베일리결혼정보회’를 결성해 고가 자산가 중심의 계층 고착화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주민 간 친선 도모라는 긍정적 취지 뒤에 숨은 사회적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산 권력을 중심으로 결성된 폐쇄적 공동체가 주변 이웃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에서 아파트는 사회적 지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소재”라며 “지위가 비슷하다고 느끼는 이들끼리 정서적 유대를 쌓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인석 명지대 건축학부 명예교수는 “공동체는 시민 전체에게 호혜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열려 있어야 한다”며 재산권 중심의 결사체가 강화되는 사회 구조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