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프리카 지역 경제 기구의 본부 건물을 직접 지어 기증하고 수교국 전체를 대상으로 전격적인 무관세 혜택을 시행하는 등 해당 지역 포섭을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미국의 빈틈을 공략해 아프리카 내 영향력을 공고히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와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28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 ECOWAS 새 본부 단지를 완공해 공식 인도했다. ECOWAS 측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 정부가 원조의 틀에서 최신 위원회 본부 단지를 기증했다고 밝히며 이를 중국과 서아프리카 관계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이번 본부 건설에는 총 5650만달러(약 835억원)가 투입됐으며 공사비 전액은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조달됐다. 1975년 설립된 ECOWAS는 서아프리카 국가 간 경제협력과 자유무역 확대를 목표로 하는 지역 기구로, 최근 일부 국가의 탈퇴로 현재 12개국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중국은 앞서 2012년에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2억달러(2954억원)를 들여 아프리카연합(AU) 본부 건물을 지어준 바 있다.
경제적 밀착 행보도 한층 과감해졌다. 중국은 이날부터 아프리카 수교국 53개국을 대상으로 한시적 무관세 조치를 확대 시행한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의 공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이날부터 2028년 4월30일까지 적용되며, 기존 최빈개도국 33개국 외에 추가로 20개 수교국에도 특혜 관세율 형태의 무관세가 적용된다.
다만 관세할당제(TRQ)가 적용되는 품목은 할당량 내 물량에 대해서만 0% 세율을 적용하고, 할당량을 초과하는 물량에는 기존 관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위둔하이 나이지리아 주재 중국 대사는 본부 기증식에서 이번 무관세 정책 시행을 공식화하며 경제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아프리카 54개국 중 대만과 수교 중인 에스와티니를 제외한 사실상 대륙 전체가 중국의 무관세 혜택권에 포함됐다. 이는 경제적 혜택을 매개로 대만의 외교 공간을 압박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최근 에스와티니 방문 추진이 인근 국가들의 상공 통과 불허로 무산된 배경에 중국의 경제적 강압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가 대외 개방 확대와 중·아프리카 협력 심화를 위한 것이며, 무역과 투자 협력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외교 관계 70주년을 맞아 경제 동반자 협정 체결을 지속 추진하는 등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시장 개방과 우호 기반 확대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