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에서 ‘친(親)원전’으로… 벨기에, 원전 국유화 추진

전 세계가 ‘탈원전’에서 ‘친(親)원전’으로 선회하고 있는 가운데 벨기에가 가동 중인 원전의 국유화에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원전 친화 정책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30일(현지시간) 원전 운영사인 프랑스의 엔지로부터 벨기에에서 운영하는 원자로 전체와 관련 인력, 자회사 등을 통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원자력발전 단지. 로이터연합뉴스

더 베버르 총리는 “엔지와의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원전 해체 작업도 전면 중단된다”며 “이 정부는 안전하고, 저렴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선택하고 있으며, 화석연료 수입 의존을 줄이고, 자체 공급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벨기에는 전임 정부에서 탈원전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어 현 정부에서 원자력 에너지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한 셈이다.

 

앞서 벨기에는 노후 원전의 안전성을 우려해 2025년까지 원자력 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2003년 결정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리스크가 커진데다가,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벨기에 의회는 지난해 탈원전 정책을 종료하는 방안을 압도적으로 의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전쟁까지 여러차례 에너지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에서는 원자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은 2000년대 들어 원전을 폐지하고, 태양광과 풍력을 대표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오늘날 유럽은 탈원전에서 친원전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이미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계속 운전’ 결정을 내리거나, 새롭게 원전을 구축하고 있다.

 

세계 최초 탈원전 국가로 꼽히는 이탈리아는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탈원전을 결정했으나, 2024년 이 결정을 뒤집고 내년부터 원전 재가동을 준비 중이다. 스웨덴은 원전 증설을, 아직 원전이 없는 폴란드는 신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스위스에선 최근 신규 원전 건설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