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자택 앞에 흉기를 두고 간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 대해 특수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실제로 흉기를 휴대해 협박하지는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특수협박 및 스토킹 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홍모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홍씨는 2023년 10월 한 전 대표가 사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아파트 현관문 앞에 흉기와 점화용 라이터를 두고 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전 대표로부터 감시 받고 있다는 망상이 심해지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홍씨에게 특수협박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특수협박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채 사람을 협박했을 때 성립하는데, 홍씨는 위험한 물건을 문 앞에 두고 갔을 뿐이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인 과도와 라이터를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문 앞에 놓아둔 다음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며 “피해자가 이를 발견한 때 피고인은 이미 범행 현장을 이탈해 과도와 라이터를 소지하거나 사실상 지배하고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과도와 라이터를 협박 범행에 이용했다하더라도, 이를 휴대한 채 피해자를 협박했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과도와 라이터를 용도대로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사실상 지배한 상태로 협박을 해 고지하는 해악의 실현가능성을 높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1심과 2심은 모두 홍씨의 특수협박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스토킹처벌법 혐의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